이란, '반정부 시위 연루' 20대 아프간인 사형 집행
"'1월 시위' 당시 경찰관 4명 사망 사건에 관여"
인권단체 "증거 없어"…전쟁 발발 후 30명 처형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 당국이 올 1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사망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1세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 당국이 처형한 반정부 시위 관련자는 최소 30명으로 늘었다.
20일 AFP통신과 이란 사법부 산하 미잔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이날 중부 이스파한 중앙교도소에서 "외국인"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날 사형에 처해진 외국인이 아프간 출신의 가엠 호세이니(21)라고 전했다.
호세이니는 지난 1월 이란 이스파한 알리카니 광장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중 경찰관 4명이 숨진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란 사법부는 당시 호세이니가 "무기를 꺼내 공포를 조성하고 광범위한 불안을 일으켰으며 시민의 신체 안전과 국가안보를 해치는 방식으로 공공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사법부는 "경찰관 시신을 발로 차고 주변 시설에 불을 지르는 등의 행위에도 가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HR은 "호세이니는 경찰관 중 1명을 발로 찼다는 혐의를 받았을 뿐 그의 행동이 경찰관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를 당국이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마흐무드 아미리 모가담 IHR 대표는 이번 사건을 "이란 정부의 집단 처벌과 자의적 사형제 사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호세이니는 당시경찰관 4명 사망 사건으로 처형된 5번째 피고인이다. 같은 사건으로 처형된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는 지난달 골 모하마드 모하마디에 이어 호세이니가 두 번째다.
IHR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 가운데 최소 12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스파한 중앙교도소엔 1월 시위 관련자 70여 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거나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혐의로 수감돼 있었다.
IHR은 이란 전쟁 중 사형 집행이 재개된 올 3월 19일 이후 이란의 반정부 시위 관련자 최소 30명이 처형됐다고 집계했다. 이 가운데 28명은 1월 시위, 2명은 2022년 '여성·생명·자유' 시위 관련자다. 평균적으로 매주 1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가 처형된 셈이다.
이 같은 이란의 사형 집행 급증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등 30여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달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이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공동체를 위협하기 위해" 사형을 이용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작년에만 최소 2159명을 처형했다. 이는 2024년의 972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서 앰네스티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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