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이란 이어 튀르키예까지…총선 앞 네타냐후, 외환 만들기
튀르키예軍 배치 이유로 시리아 군 공항 공습 파장 확산
네타냐후의 지지층 결집 수단…트럼프 변수 등 역풍 가능성도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튀르키예군 배치를 이유로 시리아의 공군기지(군 공항)를 공습하면서 가자 전쟁과 이란 전쟁으로 고조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튀르키예까지 확대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을 총선을 앞두고 열세인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새로운 적으로 삼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전날(18일) 시리아의 아부 알주후르 공군기지를 공습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리아가 튀르키예군의 배치를 허용했고, 거듭된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공군기지는 튀르키예 국경과 약 7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스라엘의 발표에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스라엘 선거를 앞두고 중동 지역에서 팽창주의적이고 정세 불안정을 유발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관계가 처음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 최초의 이슬람 국가이며 한 때 교역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2023년 가자 전쟁이 발발한 후 양국 관계는 달라졌다.
튀르키예는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을 비판했고, 이스라엘과 모든 교역을 중단했으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들의 튀르키예 거주를 허용했다. 이에 이스라엘 내 우파 세력들은 튀르키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나 이란처럼 튀르키예를 마냥 적대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공습하면서 튀르키예와 대립한 것은 오는 10월 27일에 열리는 총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사법적 위험이 커지는 만큼 튀르키예와 대립해 여론을 외부로 돌리고 지지층을 끌어모아 총선 승리에 총력을 다하려는 것이다.
네타냐후 선거 캠프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상의 사진과 함께 "그들은 네타냐후가 패배하기를 원한다"는 문구를 담은 광고판을 내걸기도 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전체 의석 120석 중 23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반면 최대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샤르당은 24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들의 예상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52석에 불과해 현재 보유한 68석은 물론 정부 구성에 필요한 61석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스라엘 야당인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시리아 공습을 "도발적이고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공격은 우리를 튀르키예와의 충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균열을 더욱 깊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이어 "또다시 정치적 고려 때문에 군사력이 동원되고 있으며, 또다시 이스라엘이 안보 측면에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갈리아 린덴슈트라우스 선임연구원은 "네타냐후가 '반反) 튀르키예 카드'를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그는 이것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이같은 전략이 오히려 선거에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고뉠 톨 선임연구원은 "네타냐후가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권 붕괴나 하마스 궤멸 등 수많은 전쟁에서 내세웠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야권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 내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이 많지만 튀르키예를 상대로 더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네타냐후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무모한 지도자로 비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가 그 선을 넘는다면 자신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도 있기 때문에 네타냐후가 그의 지지를 당연하게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