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묵는 층수까지 노출"…기내식 트럭 탈출 부른 이란 암살 위협

NYT "지난달 튀르키예 나토 회의 당시 이란發 음모 구체적 첩보"
"전용기는 '미끼'로 이륙…美국무는 기만작전 알고도 전용기 잔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영국 밀든홀 기지에서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던 중, 구형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탑승 기종을 바꾸기 위해 계단을 걸어 내려오고 있다. 2026.07.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당시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 층수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던 정황이 포착됐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 2명에 따르면 이란의 암살 위협은 지난달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일정에 임하던 중 불거졌다.

당시 미국 정보당국은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겨냥한 지대공 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며, 나토 정상회의장 인근에선 휴대용 미사일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목격됐다는 여러 첩보를 수집했다.

이란 측은 또한 앙카라 내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위치는 물론 해당 건물의 몇 층에 머무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튀르키예에서 출국하는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기만 작전'을 벌여야 할 만큼 충분히 신뢰할 만한 정보로 판단됐다.

미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즉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과거 미 국방부의 중앙정보국(CIA) 연락관을 지냈던 댄 케인 합참의장이 위협 평가와 대응 방안 결정에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타고 왔던 신형 에어포스원 대신 구형 에어포스원을 이용하는 것처럼 탑승했다가, 곧바로 반대편에 연결된 기내식 수송 컨테이너에 숨어 전용기를 몰래 빠져나왔다. 이어 C-32A 군용기로 옮겨 타 영국을 향해 출국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외부 계단을 이용해 군용기에 개별 탑승했다.

미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없이 구형 전용기에 탄 다른 고위 인사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여러 백악관 참모가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취재하는 백악관 출입기자단도 구형 전용기에 탑승했다.

이 중 루비오 장관은 암살 위협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만 작전 계획에 관여한 뒤 자신은 구형 전용기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용기에 탑승한 참모진 모두가 '미끼' 항공기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앞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기 때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후 그의 암살을 시도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후에는 이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

NYT는 이란의 위협을 알고 있었는지와는 별개로, 구형 전용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이란의 공격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