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5개월, 선원 6000명 여전히 호르무즈 고립…"감옥 같다"
전쟁 이후 선원 17명 이란 공격으로 사망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 전쟁 발발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6000여명의 선원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발이 묶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까지 선박 500척의 선원 6000명이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립된 선원들의 국적별 구성은 명확하지 않지만, 인도·필리핀의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와 국제해운회의소(ICS)에 따르면 필리핀인 선원 수가 46만 명으로 가장 많으며, 인도(31만 2000명)가 그 뒤를 잇는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현재까지 선원 17명이 사망했으며, 대다수는 이란의 공격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이들은 업무 수행을 위해 훈련받은 무고한 사람들"이라며 "전투를 위해 훈련받지도 않았고, 선박 역시 미사일·드론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선 사관들을 대표하는 인도해양노동조합 사무총장 사비오 라모스는 "탑승 중인 선원들이 갖는 의문은 '이것(전쟁)이 언제 끝나느냐'"라며 "지정학적 긴장의 불확실성이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이란 간 휴전이 발표되고 6월엔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선원들도 고립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이는 곧 물거품이 됐다.
가디언은 MOU 발표 이후에만 65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모스는 현 상황이 "누군가를 감옥에 넣고 이동의 자유를 주지 않는 것과 같다"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정신적으로 한계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미·이란의 종전 MOU가 사실상 파기되고 양국 간 적대 행위와 선박 공격이 재개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시피 하고 있는 수준이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한 주간 이란과 연관되지 않은 선박 52척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중 60%가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갔고 40%는 진입했다.
같은 기간 이란 연계 선박 32척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모두 합쳐 8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는데, 이는 전쟁 전 주간 평균 선박 이동량(700건)의 10%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는 제재 대상이 아닌 주류 기업 소유 대형 유조선·가스 운반선 70척이 2월 이후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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