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상임위, 美·이스라엘 선박 호르무즈 통항금지법 승인
"반대 없었다" 입법 속도…"전쟁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새 안보수장에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 강경파 임명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 의회가 미국·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법안의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관련 법안 추진 사실이 보도된 뒤 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해당 법안의 기본 골격을 반대 없이 승인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의 안보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보장을 위한 전략적 행동' 법안의 기본 골격을 승인했다. 위원회 측은 "관련 기관들의 구두·서면 의견을 검토한 뒤 위원들이 법안의 전체 틀을 논의했다"며 "반대표 없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이란 정부가 군과 협력해 페르시아만의 해양 안보와 항행 안전, 환경보호를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초안엔 미국·이스라엘이 소유했거나 이들 국가 국기를 단 선박은 물론, 이란이 적대 세력으로 규정한 국가나 이들과 연계된 기관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전면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에 돌입한 이래 각국 유조선 등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던 국제수로다.
이란 측은 올 6월 미국과 역내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그 뒤에도 해협 통제권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대외 메시지를 지속 발신하고 있다.
사데크 아몰리 라리자니 이란 국정조정위 의장 또한 이날 "어떤 상황에서도 우린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IRNA가 전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자국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며 해협 통항 재개 여부는 미국이 MOU 상의 조건을 준수하는지에 달렸다고 거듭 주장했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 또한 하루 전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된 공개 집회를 통해 자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구축한 새로운 선박 통제 체계는 "되돌릴 수 없다"며 미국이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 상임위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법안 승인과 정권·군부 인사들의 잇단 강경 발언을 감안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한 대미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전쟁 이후 강화한 통항 통제 체계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수장도 교체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모흐센 레자이 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SNSC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전임 총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치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 이란이 SNSC 수장을 교체했다"며 이번 인사에 주목했다. 다만 FT는 "레자이와 졸가드르 모두 IRGC 출신 강경파여서 이번 인사가 이란의 협상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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