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피해 보상하라"…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6대 요구안'(종합)
밴스 "이란-오만 호르무즈 협상에 美 관여…게임 한복판"
이란 대통령 "전쟁에서 승리한 지금이 합의 적기"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이 8일(현지시간)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합의가 임박했다면서도 해협 재개방을 위해 미국의 군사행동 중단과 피해 배상, 제재 해제 등 6개 조건 이행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 이란 국영 통신 IRNA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행동을 시정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6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졸가드르 총장이 발표한 요구안에는 △이란에 대한 위협 중단 △이란 및 역내 동맹국에 대한 군사 행동 중단 △해상봉쇄 관여 해·공군 전력 철수 △전쟁 피해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 △동결 자산 해제 등이 담겼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새로운 항로에 대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해협 재개방은 미국의 이란 배상을 포함한 다른 조건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핵심 에너지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은 본래 국제 수로지만,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이 해협을 봉쇄하고 영구적 통제권과 통행료 부과를 주장해 왔다.
미국과 이란은 4월 휴전에 이어 6월 중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발효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을 계기로 지난달 초 교전을 재개했다.
이란과 오만은 이후 선박들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진입은 이란 쪽 북부 항로를 이용하고 나갈 때는 오만 쪽 남부 항로를 따르도록 하는 임시 항로 개설을 합의하고 최종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만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과의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며 협상을 저해하는 잇단 선박 공격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만 외교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항행과 관련한 협상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 및 그동안 모든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이룬 진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역시 이란과 오만 간 협상에 미국이 관여하고 있다며, 해협 재개방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이란 측과 대화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오는 석유와 가스의 양을 최대화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이 여전히 "게임의 한복판(in the middle of the game)"에 있다며 이번 회담을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밴스 부통령은 "분쟁이 시작되기 전과 같은 양의 석유와 가스가 걸프 지역에서 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란 측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고, 걸프 연합 전체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분명히 시작 단계도 아니다. 우리는 게임의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것은 선박들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교통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물론 기뢰 제거가 포함되지만, 이란 측으로부터 상선에 발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내 온건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지금이 합의를 위한 최적의 시기라고 믿는다"며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고 강력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의 매일 외교적 논의를 하고 있다며, "영원히 싸울 수는 없다. 언젠가는 끝내야 할 때가 온다"고 강조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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