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가 무슨 짓 할지 몰라"…총선 앞두고 시민들 '선거 워룸' 가동
여론조사 뒤지는 네타냐후와 극우 성향 정부의 불법행위 우려
조직적 투표소 감시·선거 중 불법 행위와 혼란 즉각 대응 목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에서 지지율 열세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우려에 시민들이 전쟁 상황실을 만들었다. 활동가들이 'D데이'라 부르는 오는 10월27일 선거일을 대비해 텔아비브 인근 테크놀로지 파크 내에 수십 대의 모니터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선거 전쟁상황실'이 마련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워룸은 전국적으로 팀을 조직해 투표소를 감시하고, 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행위나 혼란에 즉각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미할 베이니쉬는 "자유롭고 공정한 투표가 이뤄지길 바란다. 결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룸이 설치된 배경에는 장기 집권 중인 네타냐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극우 성향의 정부가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제도와 절차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리쿠드당은 선거관리위원회(CEC)를 공격하며 신뢰를 약화하려 했고, 요양원 투표소 폐지와 해외 유권자 제한 움직임도 보였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가이 루리 연구원은 "지금까지 선거제도는 올바르게 운용돼 왔다"면서도 "CEC 공격은 부정선거 의혹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올해 초 장기간 재직한 CEC 국장이 압박 속에 사임했고, 후임자 역시 네타냐후 측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워룸은 인공지능 기반 허위 정보 캠페인, 선거 당일 위기 조작, 결과 불인정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수십 개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전국적 감시망을 구축했으며, 선거일에는 10만 명의 참관인을 모집하고 온라인 공간을 감시하는 '디지털 군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베이니쉬와 함께 워룸을 이끄는 에얄 나베는 "온라인 허위 정보가 가장 큰 전장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대시보드(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의미)를 구축해 신속히 대응한다"고 밝혔다. 야권은 특히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텔아비브 북부 등지에서 선거 당일 위기 상황이 조작돼 투표가 억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는 의회 해산 거부, 리쿠드당 소속인 국회의장이 직위를 내려놓지 않는 것, 심지어 미국의 2021년 1월 6일 사태처럼 의회 점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나베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경찰과 신베트가 국가에 충성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이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치 마법사'로 불렸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선거가 가장 어려운 시험대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베이니쉬는 "그들이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할수록 그들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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