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기름길마저 막혀간다…사우디 유조선 2척은 '스텔스 운항'
친이란 후티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 이후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위험 수역'
통행량 급감 속 운항 선박은 신호기 꺼…운송비 급등과 공급망 불안 심화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자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선박 통행량이 급감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2일(현지시간) 해운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우디산 원유 약 3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2척이 위치추적장치(AIS)를 끈 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다.
몰타 선적의 레스보스 호와 인도선박공사 소속 데시바이바브 호는 피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항적을 감추는 '스텔스 운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위험을 감수한 운항이 이뤄지는 동안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체 물동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일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18척으로 지난달 31일(28척), 지난 1일(27척)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혼란은 지난 7월 20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상대로 전면적인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의 위협을 피해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을 확대하자, 후티 반군이 이 대체 경로마저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22일 사우디 유조선 2척을 미사일로 공격했고 이후 사우디 서부 해안에서 출항하는 원유 수송량은 공격 이전 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는 지난 7월 31일과 8월 1일 사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연안에서 두 건의 유조선 공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한 LNG 운반선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엔진실이 손상되며 동력을 상실했고, 다른 초대형 유조선(VLCC)은 선박 근처에서 큰 폭발이 목격됐다.
이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은 지난 1일 10척, 2일에는 단 1척으로 급감하며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다.
두 개의 핵심 해상 길목이 동시에 막히면서 해운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일부 선박들은 아예 바브엘만데브 해협 진입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훨씬 길고 비싼 항로를 택하고 있다.
이는 운송 비용과 기간의 급증으로 이어져, 특히 사우디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아시아 국가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