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아프리카 지도 '엉터리 표기' 망신…AI 제작 흔적 발견

나이지리아·모잠비크 등 국가별 위치에 오류…"엄청난 결례" 비판

지난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 중 미 국무부 발표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명칭과 위치가 잘못 표기된 미 정부 지도가 화면에 나와 있다. 2026.07.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국무부가 국제회의 발표 중 '엉터리' 아프리카 지도를 표시해 국제 망신을 당했다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에이즈 2026 콘퍼런스'의 사전 행사에서 새로운 보건 협정에 관한 발표 중 문제의 아프리카 지도를 화면에 띄웠다. 당시 발표자는 '대통령 에이즈 구호 비상계획'(PEPFAR)을 총괄하는 제프 그레이엄 미국 보건 특사였다.

지도는 해안선 길이만 약 853km에 달하는 나이지리아를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의 내륙국으로 표기했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모잠비크는 에티오피아가 있는 동부 지역으로 이동했고, 서아프리카 연안국 코트디부아르는 반대편 말라위가 있는 자리에 배치했다.

우간다와 말라위는 인근 지역에 표기되긴 했으나 국경선이 틀렸다. 카메룬의 경우 국명과 국가를 연결하는 선이 전혀 표시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의 분석 결과 발표에 포함된 지도 이미지에는 오픈AI의 도구로 제작됐음을 나타내는 인공지능(AI) 워터마크가 포함됐다.

지도를 촬영해 블로그에 처음 게시한 에이즈 예방 활동가 에밀리 바스는 행사가 "나이지리아 질병관리청장이 초청 연사로 참석한 세션에서 이러한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것은 아프리카 협력국들에 대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안보·기술 분야 연구 책임자 매트 프티는 링크드인 게시글을 통해 "당혹스러운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 슬라이드를 만들고 승인한 사람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작업 결과를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행사 직전 직원이 발표 자료를 급하게 수정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아프리카 파트너들을 포함한 참석자들에게 일으킨 혼란과 잘못된 표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그러나 지도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콘퍼런스에서 진행된 논의가 "실질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며 에이즈 퇴치에 지속해서 헌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전 세계 구호 프로그램을 상대로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필수의약품 공급 등 PEPFAR의 핵심 사업은 대체로 재개됐다.

미국은 그러나 예방·감시 등 질병 의료 분야의 지출을 축소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완전히 종료할 계획이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