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란의 기습…'전쟁 주도권' 잡기 위한 선제타격
미·이스라엘 정상회담 직후 단행…'임박한 위협'에 경고 메시지
이란 외무차관 "호르무즈 주권 포기 못해"…미국 "가혹한 대가" 경고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29일(현지시간)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향해 선제공격을 감행한 건 지금까지의 방어적 입장에서 벗어나 전쟁 주도권을 쥐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공세적 전략 변화로 풀이된다.
CNN 방송은 이란의 이번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회동 직후에 실시된 점에 주목했다.
하미드 레자 아지치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의 백악관 방문과 관련된 신호로 보인다"며 "이란이 임박한 위협의 징후를 감지하면 선제 타격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회담에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을 원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최근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면 이란의 승리는 완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해협이 이란의 '방어적 도구'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오만이 추진하는 대체 항로 개설 시도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이를 허용할 경우 해협에 대한 이란의 실효적 주권은 "환상에 불과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기습 도발에 미국은 즉각적인 응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을 신나게 두들겨 패줄 것"이라며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실제로 이란의 요르단 공격 다음날인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엿새 만에 재개했음을 알렸다.
이란 남부 곳곳에선 폭발음이 들렸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란 언론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케슘섬과 인근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를 비롯해 부셰르와 시리크 등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분쟁의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전쟁은 더욱 확산하는 양상이다.
사우디는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그리고 이란 본토라는 3개 전선에서 동시에 위협을 받으며 갈등에 깊숙이 개입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의 공격 중단을 '자제'가 아닌 '전략적 약점'으로 오판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런 인식은 이란이 더 큰 압박을 가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미국은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 '긴장 고조의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대니 시트리노비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과 그 동맹들은 핵심 전략 목표에서 물러설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의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캠페인을 끝내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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