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우크라 해명 수용한 외무장관 맹비난…"굴욕 외교"
이란 외무 "우크라 선박 공격은 비의도적" 발언에 내부 반발
"공격 축소는 국민 모독…순교자 피에 대한 배신"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관된 강경파 매체 '라자뉴스'가 29일(현지시간) 카스피해에서 발생한 이란 선박 공격과 관련해 "고의가 아니었다"는 우크라이나의 해명을 받아들였다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맹비난했다.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라자뉴스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카스피해에서 장거리 타격으로 매우 강력한 성과를 거뒀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적국의 최고 권력자가 명확히 책임을 인정하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라자뉴스는 아라그치 장관에게 "1000㎞가 넘는 거리에서 감행된 복잡한 군사 작전을 어떻게 고의가 아니었다고 부를 수 있는가?"라며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란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독이자 이 침략으로 순교한 선원의 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비극적인 것은 외교 당국이 단호하고 후회하게 할 대응 대신 손해 배상을 논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세계 어느 곳에서 정부가 자국 군인이나 시민의 죽음에 대해 이토록 약하고 굴욕적인 반응을 보인단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유연성과 수동성으로 안보를 살 수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의 결과"라며 "오직 적절하고 단호한 대응만이 국가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러한 파렴치한 행위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우크라이나는 카스피해에서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와 이란이 연계된 군수물자 수송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공습으로 자국 상선이 폭발하고 선원 1명이 사망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침략 행위'로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마치고 X를 통해 "시비하 장관으로부터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은 의도치 않은 것이었으며, 우크라이나는 긴장을 고조시킬 의도가 전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역시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이익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할 수 없으며, 발생한 피해 역시 완전히 보상돼야 한다고 명확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시비하 장관 역시 X를 통해 "아라그치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상선 공격이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수호하기 위한 목적일 뿐, 민간 선박이나 민간인을 겨냥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란 내 협상파로 분류되는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적인 개방을 시사했다가 군부와 강경파의 공개적인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그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도중 강경파 군중에 쫓기다 돌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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