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민항기에 미사일 실어 예멘 후티반군에 보내"

하메네이 장례식 조문단 귀국편에 군 지휘관·장비 몰래 수송
사우디 공항 폭격에 항로 변경…후티, 해상봉쇄 선언하며 4년 휴전 파기

이란 마한항공의 여객기.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항공기 편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관과 미사일 부품 등을 실어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3일 이란 마한항공 여객기가 IRGC 고위 지휘관 10~21명과 군사 장비, 활동 자금용 금을 싣고 예멘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당초 후티 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를 목적지로 했으나, 이륙 직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이 사나 국제공항 활주로를 폭격하면서 경로를 변경했다.

결국 비행기는 홍해의 항구도시인 호데이다에 비상 착륙해야 했다.

이란 측은 해당 항공편이 지난 7월 3일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후티 대표단과 이란에서 치료받은 예멘인 등 약 200명을 귀국시키기 위한 인도주의적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이 귀국편에 IRGC 지휘관과 군사 자문단이 비밀리에 함께 탑승했다고 전해, 이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익명의 이란 소식통은 로이터에 "IRGC 지휘관들은 후티의 작전을 지원하고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파견됐다"고 말했다.

안보 분석가 므자헴 알살룸은 "화물에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공격에 쓰였던 것과 유사한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드론 부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중동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됐다.

항공기 착륙 직후 후티 반군은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으며, 지난 22일에는 사우디 유조선 2척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약 4년간 이어져 온 양측의 불안한 휴전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모아마르 알 이리야니 예멘 공보장관은 "그들의 임무는 후티의 군사력을 강화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국제 해상 안보를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과 후티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비행기에 탔다고 밝힌 후티의 한 관계자는 "군사 전문가 파견 주장은 거짓이며 모든 탑승객은 민간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지난 20일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문단과 환자들을 수송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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