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시설 '곡괭이산' 위협에…"벙커버스터도 안통해" 비관론

美 공습 피하려 화강암 암반 100m 아래 건설
전문가들 "비핵 재래식 무기로는 타격 불가"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 나탄즈 핵시설 옆의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곡괭이 산) 터널 단지 전경. 2026.6.30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로 지목된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곡괭이산)을 공격 목표로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설이 지하 깊은 곳에 있어 파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뉴욕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곡괭이산은 이란이 중부 나탄즈 핵시설 인근 자그로스산맥 지하 깊숙한 곳에 건설 중인 고도의 방호 시설이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과정에서도 직접 타격을 받지 않은 주요 핵 관련 목표물이기도 하다.

곡괭이산은 2020년 나탄즈 지상 시설이 폭발로 파괴된 후 건설이 시작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대한 사찰 접근을 거부당하고 있어 정확한 용도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는 원심분리기 수천 대를 곡괭이산에 옮긴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1일)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아마도 아주 곧 그 지역(곡괭이산)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이러한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아무런 핵 활동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곡괭이산에 대한 미국의 집착은 침략과 파괴, 공작 행위를 위한 날조된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곡괭이산이 "무기급 농축우라늄을 만들고 이를 핵무기 부품으로 가공하는 등 핵무기 개발 활동을 수용하기에 충분히 클 가능성이 높다"며 "외교든 타격이든 해당 시설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곡괭이산에 대한 직접 타격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곡괭이산 시설은 지하 100m 이상 깊이에 구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단한 화강암 암반층 아래에 있어 미군이 보유한 가장 효과적인 무기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최대 60m 관통 가능)으로도 파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군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한 틈을 타 지하 60~90m 깊이의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을 벙커버스터 12발로 공습했다.

당시 미군은 취약점이었던 환기구를 정밀 타격해 암반을 뚫고 시설을 파괴할 수 있었지만, 곡괭이산에는 이러한 취약점이 있다는 보고가 없다.

이에 공습으로 곡괭이산의 터널 입구를 무너뜨릴 수는 있지만, 터널 자체를 붕괴시키거나 내부 시설을 파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액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는 X에 "미국은 곡괭이산을 파괴할 만큼 강력한 관통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심층 지하시설은 비핵 재래식 무기로는 사실상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타블루 선임고문은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시설에 했던 것처럼 터널 입구를 공격해 묻어버리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란은 기지를 다시 파낼 수 있음을 증명해 왔다고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