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픽액스 마운틴' 100m 지하에 원심분리기 수천 대 옮겨"

이스라엘 정보당국 분석 결과, 미국 측에 전달…"지난해 가을 이전"
美·이스라엘 공습 피하려 화강암 암반 아래 건설…트럼프 "한 방 날릴 목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픽액스 마운틴(곡괭이 산) 터널 입구에 차량들이 포착된 모습을 위성 사진이 보여주고 있다. 2026.06.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지하 핵 시설로 대거 이전했다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 미·이스라엘의 지하 핵시설 공습 이후, 지난 가을 이란이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를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곡괭이 산)으로 옮겼다는 내용의 정보 평가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지난달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여전히 자국이 우려하는 '핵심 위협'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보는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에 이란에 대한 공격 재개를 설득하려고 시도해 왔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 핵 시설을 충분히 타격하지 못했다며, 픽액스 마운틴을 포함해 공격해야 할 대상이 더 많다고 WSJ에 전했다.

픽액스 마운틴에는 이란의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 인근에 있는 고도의 방호 시설이 있다.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과정에서 아직 직접 타격을 받지 않은 주요 핵 관련 목표물이기도 하다.

이란은 2020년 가을부터 픽액스 마운틴 시설 건설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이 픽액스 마운틴 지하에서 우라늄 농축 관련 장비를 보관·제조하고, 농축우라늄 생산 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15개월 동안 픽액스 마운틴에서 트럭 통행, 터널 보강, 경계구역 설치 등 활동이 꾸준히 이어졌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이란이 픽액스 마운틴 지하 터널 내부로 원심분리기를 옮겼다는 추정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옮긴 원심분리기가 어디서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요 핵 시설에서 살아남은 예비 원심분리기를 이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인근 나탄즈 핵시설의 곡괭이 산 터널 입구들을 담은 위성 사진. 2026.06.30. ⓒ 로이터=뉴스1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들어 픽액스 마운틴을 공격 목표로 삼을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파 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 인터뷰에서 "픽액스 마운틴을 없앨 것"이라며 "이란인들에게 준비하라고 전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픽액스 마운틴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그곳에선 아무런 활동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픽액스 마운틴이 "멋지고 큼직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공격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도 픽액스 마운틴 공습을 감행할 경우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픽액스 마운틴에는 지하 100~150m 깊이에 대규모 시설 단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단한 화강암 암반층 아래 구축돼 있어 미군의 GBU-57 벙커버스터(MOP) 폭탄으로도 파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