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팔 정부' 스페인 월드컵 우승에…하마스 고위관리 축하 성명

"밀레이의 아르헨 vs 산체스의 스페인"…이·팔 대리전 된 결승전

19일(현지시간)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2026 월드컵 축구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국기가 경기장 위에 표시돼 있다. 2026.07.19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 당국자가 20일(현지시간) 스페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국원 바셈 나임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스페인의 축구 월드컵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나임은 스페인의 우승을 "마땅한 승리"라고 부르며 "팔레스타인과 그 지지자들의 기쁨을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시오니스트들과 그 하수인들을 괴롭히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대표팀은 이날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결승전은 친이스라엘 성향의 우파 정부가 집권한 아르헨티나와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좌파 정부가 이끄는 스페인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시오니스트적인 대통령"이라고 규정하고, 퇴임 후 유대교 개종 의향을 밝히는 등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정상으로 꼽힌다.

그는 집권 후 여러 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지난해에는 아르헨티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마치고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선수들 세레모니 옆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반면 좌파 성향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앞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는 2024년 5월 아일랜드, 노르웨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했다.

지난 5월 스페인의 축구 '신성' 라민 아말이 FC 바르셀로나의 리그 우승 퍼레이드 중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어 이스라엘의 비판을 받자, 산체스 총리는 그가 스페인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결승전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이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공개 응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팔레스타인 유엔 대표부가 스페인 응원 게시물을 올리는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임시 스크린 주변에 모여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동전문매체 알모니터는 이번 결승전이 "일부 팬들 사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대리전으로 비화했다"며, "양 팀 자체보다는 팀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과 더 큰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