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MQ-9 리퍼 다수 격추 주장…"이란 상공은 드론 무덤"

이란 "전쟁 발발 후 최대 30기 요격"…손실액만 총 1조 5000억
미군, 무인기 손실 보충에 차질…'단종 기체' 확보에 전력투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남부 부셰르주에서 미군의 MQ-9A 리퍼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공유한 영상 (출처=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하늘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미군의 'MQ-9 리퍼' 드론을 대거 격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영 IRNA, 반관영 파르스통신 등 이란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방공망의 사격으로 리퍼 드론 1기가 서부 케르만샤주 이슬라마바드 가르브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서부 하마단주 하마단, 일람주 데흘로란, 남부 후제스탄주 아흐바즈 상공에서 격추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같은 날 IRGC 해군은 남부 부셰르주 아살루예에서 리퍼 드론을 격추한 뒤 잔해를 수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잇따른 드론 요격 소식에 이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방공망 무력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선전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이란 상공은 MQ-9 드론의 연쇄 도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란의 방공망이 지난 이틀 동안 서로 다른 장소에서 최소 4기의 MQ-9 드론을 격추했다고 전했다.

메흐르통신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란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리퍼 드론의 수는 약 25~30기에 달한다.

격추된 리퍼 드론의 총 자산 가치는 약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지는 드론 격추는 "산발적이고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전쟁 기간 이란의 통합방공망이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메흐르통신은 주장했다.

지난해 9월 4일(현지시간) 미 공군 무인 리퍼 드론이 푸에르토리코 아과이댜 라파엘 에르난데스 공항 활주로를 이동중이다. 2025.09.04. ⓒ 로이터=뉴스1

이란 전쟁에서 리퍼 드론이 여러 대 손실됐다는 분석은 이란 언론의 일방적 주장만은 아니다. 미국 ABC 역시 지난 8일 당국자를 인용해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MQ-9 리퍼 무인기가 약 30대 격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퍼 드론은 길이가 11m, 날개 길이는 22m에 달하는 대형 무인 공격기로 표적 위 15㎞ 상공에서 24시간 넘게 머물 수 있다. 정보·감시·정찰(ISR) 임무에 활용되는 한편, 헬파이어 미사일, 레이저 유도폭탄을 탑재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2007년 미 공군에 도입된 리퍼 드론은 주로 미국이 제공권을 장악한 환경에서 벌어지는 대테러 작전에 투입돼 왔다. 그러나 고강도 임무에서는 느린 속도와 낮은 은밀성, 좁은 시야각 때문에 고성능 무기를 갖춘 적 방공망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군은 이란 전쟁 과정에서 손실된 리퍼 드론 수십 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체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TWZ)에 따르면 데이비드 테이버 미 공군 계획·프로그램 담당 참모차장(중장)은 지난 5월 청문회에서 "우리는 현재 가능한 한 많은 MQ-9A를 되사오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 공군의 전체 MQ-9A 보유 대수가 135대로 줄어들었다고도 언급했다.

미 공군은 제작사 제너럴 아토믹스에서 미사용 MQ-9A 블록 5 구매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MQ-9A 드론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재고 확보가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너럴 아토믹스 대변인은 TWZ에 "전 세계 어느 고객에게든 제공할 수 있는 '신규' MQ-9A는 총 10대 미만"이라고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