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호르무즈해협 바깥에 새 항구 만든다…대체물류망 구축"

호르무즈에 의지하는 제벨 알리 물류망 의존도 낮출 목적
푸자이라 해안에 신항만 건설 예정…UAE 정부와 협의 중

두바이 항만운영사 DP월드 로고ⓒ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두바이 정부 소유의 항만 운영사 DP월드가 아랍에미리트(UAE) 동부의 아라비아해 해안에 새 항만과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의 핵심 물류 허브인 제벨 알리 의존도를 낮추고,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DP월드가 푸자이라 해안 지역에 다목적 신항만을 조성하고 기존 항만 내 새로운 터미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UAE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DP월드는 지난 20년간 UAE의 대표적 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제벨 알리는 여전히 그룹과 두바이 경제의 핵심 자산이다. 그럼에도 일부 물동량을 두바이 밖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은 두바이의 경제 구조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 UAE는 두바이, 아부다비, 샤르자, 푸자이라 등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UAE 정부는 최근 이란과의 긴장 고조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줄여 경제를 보호하려는 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DP월드의 계획도 이와 맞물린다는 평가다.

새 항만이 완공되면 기존 푸자이라항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고 오만만을 통해 UAE로 들어온 뒤 육로로 두바이·아부다비·걸프 국가들로 운송될 수 있게 된다.

올해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은 UAE를 향해 약 3000기의 드론·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전쟁 초기에는 제벨 알리에서 요격 잔해로 추정되는 화재도 발생했다. 제벨 알리의 물동량은 해협 봉쇄 이후 90~95% 급감해 대체 루트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DP월드는 현재 정부와 기본 협약을 논의 중이며, 사업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새 항만이 "빠르면 1년 반 안에 완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동부 해안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이번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다각화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35척이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은 미국과 이란이 잠정 휴전에 합의한 뒤 잠시 개방됐을 때도 40척을 넘기지 못했다. 최근 일주일간 이어진 상호 보복 공격과 이란의 선박 공격으로 해협 상황은 다시 악화했고, 통행량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제벨 알리는 지난해 156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처리하며 중국·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물류 허브로 두바이를 성장시킨 핵심 항만이지만, 지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해운 자문업체 베스푸치 마리타임의 라스 옌센 대표는 "제벨 알리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고 영구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전쟁으로 DP월드의 올해 실적이 2025년 66억 달러에서 약 59억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 발발 이후 DP월드는 이미 동부 해안 항만을 활용해 제벨 알리 물동량 일부를 푸자이라와 코르파칸으로 우회시키고 있다. 같은 시기 샤르자 기반의 걸프테이너도 코르파칸 확장에 나서며 2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푸자이라는 아부다비 원유 일부가 호르무즈를 우회해 수출되는 전략적 거점으로, 향후 물량 확대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