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UAE계좌로 송금 차단"…양국 갈등, 경제 교류까지 확대
FT 보도…"UAE에 송금한 돈 별다른 설명 없이 차단·반송돼"
사우디·UAE, 수단·예멘 내전서 서로 다른 세력 지원하며 갈등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예멘과 수단 내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갈등을 겪은 사우디아라비아가 UAE 계좌로의 송금을 차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은행들은 지난 5월부터 사우디에서 두바이 기업 및 개인의 UAE 은행 계좌로 송금한 자금을 반송하거나 지연시켰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한 의료 기업의 서구계 임원은 사우디 고객으로부터의 송금 3건이 5월 중순부터 사우디 은행들에 의해 아무런 설명 없이 차단·반송됐다며 "개인적으로 송금을 시도해 봤지만 그것도 차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봤으나 "(사우디) 중앙은행의 차단 조치가 있었다며 그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어정쩡한 답변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두바이의 한 기업 임원은 사우디 기업으로부터의 대금 수령이 "오래 걸린다"며 "물품을 기다리고 있는 고객이 있는데, 대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의 많은 공급업체는 UAE 기업인데,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스스로 발등을 찍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 고위 은행 임원은 일부 송금 중단이 "정말 기이한 일이었다"며 "아주 소액인 경우들이었고, 수백만 단위의 금액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몇 주 동안 기업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개인 계좌 간 송금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UAE 당국자는 은행 송금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이나 이례적인 지연에 대해 민간 기업들로부터 어떠한 불만이나 보고도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 중앙은행도 "특정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와 UAE는 연간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동의 맹주다. 기업 임원들은 많은 기업들이 두바이를 거점으로 사우디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사우디행 항공편은 여전히 만석이라고 전했다.
최근 이란 전쟁에서 양국 모두 이란의 공격을 받자 단일 전선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예멘에서 UAE가 지원한 분리주의 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가 사우디 국경 근처까지 진격했고, 이를 위협으로 간주한 사우디가 UAE의 STC 지지를 이유로 예멘으로 향하던 UAE 선적을 폭격했다. UAE는 예멘에서 군을 철수시키면서 한발짝 물러섰다.
또한 양국은 수단 내전에서도 서로 대립하는 세력을 지원해 왔다. UAE는 수단 내전의 시발점이 된 지난 2023년 쿠데타를 일으킨 신속지원군(RSF)을, 사우디는 수단 정부군을 지원해 왔다.
아울러 지난 4월 말 UAE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해 주변 국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OPEC의 3위 산유국이던 UAE는 OPEC이 부과한 생산 할당량에 불만을 품고 탈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이전부터 UAE와의 마찰이 교역이나 경제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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