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우회 항로 안된다"…美와 재충돌에 긴장 고조

이란 외무 "이란 관리 항로 따라야"…미군 공습·이란 보복 교환
혁명수비대 "규정 위반 선박 더 강경 대응"…휴전 이후에도 충돌 지속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게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따르라고 경고하며 우회 항로 이용 시 중동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상선 공격을 둘러싸고 다시 군사 충돌을 벌이면서 지난달 체결된 휴전 합의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이 현재 시행 중인 방식과 다른 새로운 통과 체계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더 지연시키고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당사자는 양해각서(MoU)를 준수하고 합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자국 해안과 가까운 항로를 이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십 척의 선박이 오만 해안 쪽 항로를 이용하면서 이란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이란 다시 무력 충돌…"휴전 위반" 공방

이번 경고는 미국과 이란이 다시 군사 행동을 주고받은 직후 나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상업용 선박에 대한 이란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응해 이란 군사시설 10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즉각 이를 규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휴전 합의를 또다시 위반해 미국이 미사일과 드론 저장시설,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공습이 파나마 국적 유조선 '키쿠(Kiku)'를 겨냥한 이란의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체결한 평화 합의에서 상호 군사행동을 자제하기로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서로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통제 유지"…레바논도 불안

호르무즈 해협은 평상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계속 통제하고 있으며 규정을 위반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모크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도 엑스(X)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는 한 미국의 패권적 구상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연구원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제된 수준의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을 장기화하는 것이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를 다시 공습했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합의를 거부하며 반발했고, 이란은 이를 "휴전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