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힌 4개월의 후유증…유조선 바닥 뒤덮은 따개비도 변수
CNN "선체 1만4000㎡ 청소해야 입출항 가능"…기뢰 등 이어 또 다른 장애물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개월 동안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던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뜻밖의 문제에 직면했다. 선체 바닥에 달라붙은 따개비와 조개, 해조류 등 해양 부착생물을 제거해야 정상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NN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장기간 정박해 있던 대형 선박 수백 척이 이른바 '생물 부착'(biofouling) 문제를 겪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생물 부착'은 따개비와 홍합, 조개, 조류 등이 선박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따뜻한 해역에 선박이 오래 정박해 있으면 선체와 프로펠러, 흡입구 등에 해양 생물이 빠르게 쌓일 수 있다.
CNN에 따르면 대형 유조선은 길이가 1000피트(약 305m)를 넘고 폭도 150피트(약 46m)에 달한다. 선체 바닥 면적만 약 15만 제곱피트(약 1만 4000㎡)로 축구장 2개에 가까운 규모다.
CNN은 "선박 1척을 청소하려면 잠수부 5~6명이 4~5시간 동안 손 스크레이퍼와 고압 세척 장비 등을 이용해 부착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프로펠러에 해양 생물이 심하게 달라붙은 경우엔 일부 부품을 분리해 청소한 뒤 다시 설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양 생물이 선체에 달라붙으면 물의 저항이 커지면서 연료 효율도 떨어진다. 해운업계에선 연료비가 선박 운항 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선체 오염은 곧 운송비 증가로 이어진다.
게다가 선체에 붙은 생물 중엔 외래종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국 항만 입항 전엔 부착생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선체의 특수 코팅이 손상되면 보험 조건이나 환경 규정 위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 발발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던 수로다. 이란은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에 돌입한 이래 이 해협에서 각국 유조선 등 선박의 통항을 제한해 왔다.
이런 가운데 미·이란 양측은 이달 17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지만,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까진 이란 측이 설치한 해협 내 기뢰 제거, 선박 보험 승인, 항로 안전 확보, 이란과 주변국이 지정한 임시 통항로 문제 등 아직 여러 장애물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전쟁 여파로 장기간 페르시아만에 정박해 있던 선박의 선체 청소까지 더해지면서 원유 수송이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예상보다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N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렸다고 해서 석유 시장이 전등 스위치처럼 곧바로 켜지는 게 아니다"며 "지연은 갑각류에서 시작되더라도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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