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산 사용처 직접 결정…미사일, 협상 대상 아냐"(종합)

외무부 "지난해 美에 피격 핵 시설에 IAEA 사찰 계획 없어"
레바논 포함 교전 중단 등 MOU 5개항 완전 이행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델과 '제재'라는 단어가 새겨진 이란 국기. 2025.4.17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은 23일(현지시간) 동결자산 사용법과 미사일 역량은 미국과의 협상 대상이 아니며 핵 문제 역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완전히 중단돼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IRNA·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엘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주례 브리핑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산은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이란은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동결자산을 옥수수, 대두 등 미국 농산물 구매에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과의 이란 미사일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미사일 등 이란의 방위 역량 문제는 협상 의제가 전혀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떤 상대와도 결코 협상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 관해서는 "이란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회동한 사실이 없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침략으로 피해를 본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IAEA 사찰단을 다시 초청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작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국 핵시설 공습 이후 IAEA와의 협력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17일 14개 항목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60일 이내 후속 협상을 통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제한 및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처리 방안을 합의하기로 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핵 문제는 제재 해제와 더불어 MOU에 따라 60일 이내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에 관한 협상 개시는 MOU의 특정 조항 이행을 전제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공격적 행동을 계속하는 것은 어떤 변명과 구실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레바논 전쟁 중단은 4월 휴전 합의와 종전 MOU의 핵심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OU 따른 이란의 상대는 미국 정부로, 우리는 '약속에는 약속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따른다"며 "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란이 홀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알리 바흐레이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결 해제된 자산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이란뿐"이라며 "어떤 국가도 관련 결정과 절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IAEA 사찰단의 이란 입국 허용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이란 핵 활동은 협상 다음 단계에서 다룰 사안"이라며 "IAEA의 역할에 관한 논의에 앞서 MOU의 5개 항목이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MOU 1, 4, 5, 10, 11조에 명시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교전 중단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산 원유 제재 철회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등의 지속적 이행을 전제로 나머지 조항의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상태다.

바흐레이니 대사는 "미국이 준비된 자세로 건설적인 접근 방식을 보이는 한 이란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추가 공격이 발생한다면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