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 모로코 축구감독 총리 될까…정치권 열렬 구애

'젠지 시위'로 드러난 민심 이반…정치권, 축구영웅 인기로 돌파구 모색
렉자 회장 "정치 뜻 없다" 선 긋지만…현 총리 불출마 속 혼돈의 정국

푸지 렉자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4월 2일 월드컵 관련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4.2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의 4강 신화 주역이었던 푸지 렉자(55) 모로코 예산부 장관 겸 축구협회장이 차기 총리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9월 23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모로코 주요 정당들은 렉자 감독을 차기 총리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자 감독에 대한 영입 경쟁은 기존 정치 엘리트 계층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다.

정치권은 렉자 감독이 이뤄낸 축구의 성공과 그로 인한 국민적 자부심을 이용해 지난해 대규모 청년 시위로 표출된 국정 운영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모로코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청년들이 주도한 'Gen-Z 212' 시위가 전국을 휩쓸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로, 참가자들은 높은 청년 실업률과 열악한 공공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위한 경기장 건설 등 인프라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분노했다.

반면 렉자 감독은 2014년부터 축구협회를 이끌며 많은 성과를 올렸다. 그의 재임 기간 모로코 축구 대표팀은 피파 랭킹 7위까지 올랐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아랍권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현재 진행 중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렉자 감독은 강호 브라질과 비기고 스코틀랜드를 꺾으며 순항 중이다.

현재 자유주의 성향의 인민운동과 현대당(PAM)이 렉자 회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 정당 대표들은 언론을 통해 렉자 감독을 "국가적 자산"이라 칭하며 영입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렉자 감독 본인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는 이달 초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특정 정당에 속해 있지 않으며 선거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인 아지즈 아칸누시 현 총리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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