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족쇄' 이란 제재 잠깐 풀렸지만…기름 고객 찾기 쉽지 않다

겹겹이 쌓인 법적·정치적 장벽, 완전 해체까지 수년 걸릴 수도
기업들, 소송·평판 리스크에 이란 복귀 주저… "아직 갈 길 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델과 '제재'라는 단어가 새겨진 이란 국기. 2025.4.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양해각서(MOU)에 따라 60일간 대(對)이란 제재 유예를 발표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제재와 관련해 행정명령 철회, 의회 입법 개정, 국제 공조 등 법적·정치적 난관이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를 놓고 40여년간 겹겹이 쌓인 제재의 거대한 벽에 작은 균열을 낸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테러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후안 자라테는 로이터에 "미국의 이란 제재는 단순한 행정명령이 아니라 의회 입법까지 얽혀 있는 엉킨 실타래(tangled nest)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에 이란과 거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계속 경고해 왔기에, 이제 와서 갑자기 스위치를 켜듯 괜찮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적 저항과 법적 복잡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내린 제재는 철회할 수 있지만 하마스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 정파 지원에 관한 핵심 제재들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한다.

이를 해제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집권 공화당에서도 이번 임시 합의에 관한 비판 여론이 강해 법 개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매트 츠바이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정책 담당 이사는 "여러 층으로 쌓인 제재를 벗겨내는 것은 양파 껍질 벗기기와도 같아서 행정부를 법적 복잡성뿐 아니라 정치적 위험에도 노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령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행정 절차 또한 만만치 않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25년 초 이후에만 1000개가 넘는 이란 관련 개인·기업·선박·항공기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한때 미국 정부에서 제재 관련 업무를 하던 제러미 페이너 변호사는 로이터에 "이들을 제재 명단에서 제외하는 행정 작업에만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재를 푸는 과정 자체가 지난한 과제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민간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다.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은행, 정유사, 보험사들은 섣불리 이란 시장에 뛰어들기 어렵다.

전직 OFAC 관료인 스테파니 코너 변호사는 "제재 해제는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에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관련 리스크를 지적했다.

또한 '테러 지원국에 대한 정의 구현법'(JASTA)에 따라 테러 피해자들이 이란과 거래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위험들 때문에 기업은 이란과 거래를 재개하는 데 극도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

리스크 컨설팅 회사인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레트 에릭슨 대표는 "정치적 안정이 확보되기 전까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는 없을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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