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60일 협상 첫발…"레바논관리기구·호르무즈 핫라인" 합의
트럼프 위협에 한때 결렬 위기…중재국 중재로 18시간 마라톤협상
이란 "경제제재 완화" 성과 주장…이스라엘 "레바논 철군 불가" 강경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로 21일(현지시간) 첫발을 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파행 위기를 딛고 합의문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주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으로 양국이 합의한 60일 간의 후속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이번 '루체른 호수 회담'에는 미국과 이란은 물론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 대표단이 함께 참석했다.
카타르 외무부와 파키스탄 외무부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중재 과정을 정치적으로 감독할 고위급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수석 협상 대표들은 고위급 위원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며 MOU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핵·제재·모니터링·분쟁 해결 등 여러 사안을 담당하는 실무그룹을 이끌게 된다.
고위급 위원회는 60일 이내 최종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에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추가 기술 협의를 즉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고 사고와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MOU 5항에 명시된 기간 당사국 간 연락 채널(communication line)을 구축했다.
아울러 당사국들은 MOU에 규정된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가 철저히 준수되도록 중재국의 지원 아래 레바논 정부가 참여하는 충돌방지기구(de-confliction cell)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모든 의제에 관한 실무 회담은 이번 주 남은 기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계속된다.
두 중재국은 이번 합의문을 발표하며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일부 제재와 봉쇄 해제를 받아냈다면서 회담 결과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외무부가 X에 공개한 이 합의문을 공유하면서 "(이번 합의로) 이란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제재가 유예되고, (대이란) 봉쇄가 해제됐으며, 동결 자금 일부가 해제됐다"며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개발 계획도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내용은 합의문에 들어있지 않다. 그는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지칠 줄 모르는 중재 덕분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도 별도의 발표에서 이날 미국과 회담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별도의 관리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위협에 좌초 위기까지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작 직후인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즉시 레바논 내 대리 세력(proxy)들의 도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군 대응을 언급하며 4자 회담 시작 90분 만에 회담장을 떠났다고 이란 국영 언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양측 실무진은 남아서 미국과 18시간 마라톤회담을 하면서 중재국들과 함께 합의문을 도출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습하면서 지난 19~20일 레바논에서 105명이 숨진 것도 협상의 걸림돌이 됐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를 최종 핵 합의의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이스라엘은 합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구속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1976년 팔레스타인 조직에 납치된 여객기 구출 작전(엔테베 작전) 중 전사한 친형 요나탄 네타냐후의 50주기 추도식에서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이란의 핵 보유는 없을 것"이라며 "어떤 외교적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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