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협에 이란 대표단 회담장 이탈…종전협상 '중대 고비'(종합)

AFP "협상장 떠났지만 협상 포기는 아냐"…60일 후속 협상 불확실성
이란 "군 대응 준비" 맞불…네타냐후 "레바논 주둔 계속"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이 열리는 스위스 슈탄스스타트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 회담 표지판이 걸려 있다. 2026.06.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중동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진행 중인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위협으로 시작과 동시에 중대 고비를 맞았다.

트럼프의 경고에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의회 의장은 군 대응을 언급하며 회담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의 경고 직후 이란 대표단이 회담장을 떠났지만 협상은 중단되지 않았으며 양측은 중재국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경고에 회담장 떠난 이란…협상은 계속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격 경고 이후 협상이 열리던 스위스 회담장을 떠났다. 이번 협상은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예비 합의를 구체화하고 향후 60일 동안 양국 관계를 둘러싼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후속 협상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레바논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재개 우려가 협상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협상장 밖에서 위협성 발언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고조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대표단이 중재국인 카타르 대표단과 회동한 뒤 협상이 진행되던 건물을 떠났다"고 전했다. IRNA는 또 "스위스 회담이 시작된 것과 동시에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위협성 메시지를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즉시 레바논 내 대리세력(proxy)들의 도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 대표단의 회담장 이탈이 협상 결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협상 내용을 잘 아는 한 외교관은 AFP에 "이란 대표단은 여전히 협상에 관여하고 있으며 중재국들에 회담장을 떠날 의사를 전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은 일시 중단됐지만 종료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미국이나 카타르 측은 회담 중단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협상 첫 회담은 약 80분간 진행됐으며 핵 프로그램보다는 미국·이란 양해각서(MOU) 이행과 레바논 상황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이란 국영방송은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 회담을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평가하며 "중동의 관계를 영구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 방식으로 되돌아갈지를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레바논·핵문제 여전히 암초…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못해"

협상의 최대 변수는 레바논 문제와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측 수석 협상가는 트럼프의 위협에 대해 "그들은 발언을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 군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말하는 것은 그들이지만 행동하는 것은 우리"라고 맞받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레바논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단계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체결된 미국·이란 양해각서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 중단 조항도 포함됐지만 이후에도 산발적 충돌이 이어졌다.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응해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한 상태다.

다만 21일 저녁 현재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이나 교전 재개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일부 레바논 남부 주민들은 조심스럽게 귀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문제 역시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다"면서도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필요한 만큼 레바논 남부 안보지대에 주둔할 것"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중장은 레바논 남부 전선을 방문해 "헤즈볼라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재건을 막기 위한 작전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4100명을 넘어섰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