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향력 키운 종전 합의…이스라엘·걸프국은 안보 불안
종전 합의에 이스라엘 "전략적 재앙"…이란 "원하는 것 얻어"
이란의 지역 강국 입지 공고화…걸프국은 대미 신뢰 떨어져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공개된 이후, 이란이 중동 지역의 최대 승자인 반면, 이스라엘과 걸프만 국가들에는 '세기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전날(17일) 서명한 MOU엔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 군사 작전 종료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종료 △호르무즈 해협 60일간 무상 자유항행 등이 적시됐다.
이후 양국은 60일간 핵 관련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 구속력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대니 시트리노비치 선임연구원은 이 합의가 전략적인 "재앙"이라며, 이란을 약화시키거나 전복시키려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작전이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강화하는 결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합의가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이나 대리 세력에 대한 제재도, 핵 시설 해체를 위한 명확한 로드맵도 포함하지 않아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 사항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제압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조차도 이번 합의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시트리노비치는 이 합의가 이란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것이 나쁘다"며 "그리고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 이란 관료는 "이번 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지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고립됐다"고 자평했다.
또 다른 이란 관료도 "이란은 원하는 것을 얻었다"며 "우리는 헤즈볼라와 같은 친구들을 버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위해 협상 테이블을 떠나 다시 전쟁으로 돌아갈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합의가 레바논에서도 균형을 이란 쪽으로 기울게 해 헤즈볼라를 강화하고,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양자 대화는 뒷전으로 밀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들은 레바논 문제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아닌, 미국과 이란이라는 더 높은 수준의 틀에서 논의되기 때문에 레바논의 입지가 더 강해진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이 각각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에 합의를 이뤄내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걸프 지역 국가들도 이번 전쟁의 패자가 됐다. 이란은 3개월 이상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는 동시에 미국의 공격을 버텨내 지역 강국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했고, 걸프 국가들의 대미(對美) 신뢰는 떨어졌다.
걸프 지역 소식통들은 결국 이들 국가가 대립보다 타협으로 전략적 사고를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전쟁 규모가 더 커졌다면 "걸프 지역은 수십년간 황폐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항복이 아닌 "수년간의 실패한 강압적 조치 끝에 도출된 최악 중 가장 덜 나쁜 결과"라며 "중대한 사건이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이제 막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