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류에도 이스라엘·이란 '정면충돌'…이란 "美에 책임"

이란 방공망 및 이스라엘 군기지·석유화학시설 직접 공격
예멘 후티도 가세…"이스라엘 선박 홍해 통항 금지" 선언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상공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되고 있다. 2026.06.0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이 두 달 전 동의한 휴전 이후 처음으로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긴박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전역의 전략 방공체계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당시 파괴됐다가 "최근 복구·재배치한 이란의 방공체계를 타격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해당 체계가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 수십 대의 공군 전투기가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란 또한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AFP는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발사한 새로운 미사일을 요격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이스라엘 네바팀과 텔노프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IRGC는 또 이란 석유화학시설에 대한 미·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하이파의 석유화학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IRGC는 "역내 비군사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이 경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번 무력 충돌은 중재국을 통한 미·이란 간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대한 표적 공습을 감행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 중부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땅에 박힌 미사일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2026.06.08. ⓒ 로이터=뉴스1

그러자 이란 측도 같은 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탄도미사일 약 10발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에 나서 이날까지 이틀째 양측의 군사행동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과의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전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보복 자제'를 요구했으나,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자제 요구를 거부했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미·이란 간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모흐신 나크비 내무장관은 지난 주말 이란을 방문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보내는 "특별 서한"을 전달했다.

이란 측은 미국과의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기 위한 합의에 레바논 전선 휴전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레바논 내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역내 행동은 미국의 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나 협력 없이 행동한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며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엔 미국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란 항공 당국은 이스라엘과의 교전 재개에 따라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 운항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란 측은 "안보·안전 평가"를 이유로 서부 영공을 폐쇄했으며,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도 이날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홍해에서 이스라엘 선박 항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미·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홍해마저 가로막힐 경우 석유·천연가스 등 물류 차질이 한층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적대행위 재개는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해야 한다"(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며 이란·이스라엘 양측에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