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100일째 다시 격화…이란 "베이루트 공습 대가 치를 것"

트럼프 "헤즈볼라 공격 더 정밀하게 이뤄져야"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이 담긴 대형 빌보드(선전탑)가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그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05.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과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행동에 대한 보복을 경고하며 중동전쟁이 다시 확전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근 베이루트를 공격한 데 대해 "결정적이고 고통스러운 대응"을 예고했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지 100일을 맞았지만 휴전을 항구적 평화로 전환하기 위한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한 데 대한 대응으로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의 무장세력 지휘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다히예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이 사실상 이번 공격에 "청신호를 줬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와 베이루트 공격은 역내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지 및 자산을 정당한 표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란군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 행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에이도 "광견병에 걸린 개들은 훈육받아야 한다"며 "오늘 밤 점령지 상공을 보라"고 말해 추가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의 종전 협상 조건으로 레바논 전선 휴전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레바논 문제를 이란 협상에 포함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양 사안을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다만 이스라엘을 향해 "헤즈볼라 공격은 더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며 무차별 공습 자제를 촉구했다.

협상은 현재 동결된 이란 자산 240억달러의 해제를 둘러싸고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은 자산 동결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이후에나 논의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국제 해상교통을 위협하던 이란 드론 2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이란 레이더 기지와 드론을 타격한 데 대응해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와 인플레이션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