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볼라 환자를 왜 여기에'…케냐서 격리시설 반대 시위로 두명 사망

콩고·우간다서 발생한 미국 에볼라 환자 수용시설
"본토에 환자 들이지 않겠다"는 美입장에 "위험 떠넘긴다"며 분노

2026년 6월 1일 케냐 라이키피아 주 나뉴키에서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미국 지원 에볼라 격리시설 건립 계획에 반대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케냐에서 미국의 에볼라 격리시설 건립 계획을 둘러싼 시위가 격화하며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케냐 중부 나뉴키에서 수백 명이 격리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설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미국인을 수용하기 위해 추진된 50병상 규모의 격리시설로, 케냐 공군기지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미국이 위험을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시위 주최자 패트릭 와호메는 이날 “경찰이 발포해 시위자 두 명이 총상을 입고 숨졌다”고 밝혔다. 한 보안 소식통도 사망자를 확인했지만,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케냐 고등법원은 2일 정부에 시설 건립을 3주간 추가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한 미국과 체결한 협정과 운영 지침을 7일 내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며, 다음 심리를 오는 23일로 잡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번 시설은 미국과의 오랜 보건 협력의 일환이며 국가적 대비 계획의 일부”라며 협정을 옹호했다. 루토 대통령은 “우리는 책임 있는 정부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분디부교’ 에볼라가 확산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321건의 확진과 48명의 사망을 보고했다. 우간다에서도 15건이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민 에볼라 환자를 본토로 들이지 않고 해외 격리시설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콩고와 우간다에는 의료 선교사, 구호단체 직원, 외교관, 기업인 등 미국인이 활동하고 있다. 미국은 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케냐 시설에 격리해 관리한 후 증상이 나타나면 독일이나 체코 등 다른 나라로 이송해 치료할 것으로 보인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