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중립국' 오만에 "이란과 관계 끊고 우리 편 하라" 위협
"'오만-이란 호르무즈 통제 논의' 관측 나오자 제재 위협까지"
사우디·UAE도 "오만, 이란과 밀착" 불만…오만 "대화 창구 유지해야"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줄곧 중립국 위치를 지켜 왔던 오만을 향해 '이란과 단교하고 자국 편에 서라'며 압박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과 아랍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최근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관련 논의 중이라는 정보기관 동향 분석이 나온 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만에 제재를 가하고 심지어 폭격까지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오만은 그런 계획이 없다며 거듭 부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관련 질문을 받자 오만이 "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제재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다음날 기자들에게 주미 오만 대사 탈랄 알라흐비가 "통행료 징수 계획이 없다"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담당 이사 사남 바킬은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위협이 "오만이 이란에 우호적이라는 일부 미국 내 인식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만은 이슬람교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가 아닌 제3 종파 '이바디파'가 주류인 국가로, 중동 지역에서 핵심적인 중립국으로 자리를 지켜 왔다.
이란과는 수백 년 동안 교류해 왔지만, 동시에 미국과도 거의 200년 가까이 외교 관계를 맺어 온 오랜 동맹국이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과거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협상에서도 중재국 역할을 했으며, 이번 이란 전쟁에서도 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했다. 두 아랍 관리는 "이는 지속적인 평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맞서 역내 각국을 공격한 뒤로도 오만은 명시적인 규탄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오만의 외교적 전통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아사드 오만 술탄(국왕)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임명된 뒤 축하를 보낸 유일한 중동 지도자이기도 하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 직전인 2월 27일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CBS 뉴스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외교가 제대로 진행될 여건만 주어진다면 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한 뒤 오만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 협상 일체에서 오만을 배제하려 해 왔다. 다만 관리들은 "이란 지원을 이유로 오만을 공격하는 실질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오만이 이란과 지나치게 밀착해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 관리들에 따르면 오만은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에 서명하기를 거부해 두 국가의 분노를 샀다.
이와 관련해 압둘라 알하라시 오만 정보통신부 장관은 "오만은 안정을 증진하고 혼란을 억지하며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 및 모든 책임 있는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불안정한 지역일수록 대화 창구를 유지하고 긴장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책임 있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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