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가 이란을 움직이나…혁명수비대 강경파 '형제단' 장악
NYT 분석…갈리바프 등 IRGC 전현직 고위사령관 세력
"80년대 이라크전 겪으며 강경 성향 체화…IRGC 정보력 바탕 국가 장악"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37년간 집권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뒤, 그의 아들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올랐다. 그러나 현재 이란의 핵심 의사결정은 모즈타바 개인을 넘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의 소수 강경파 인사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혁명수비대라는 조직 자체가 통제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전현직 고위 사령관으로 구성된, 이른바 '형제단'(band of brothers)이 실권을 쥐고 있다.
이들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통해 성장한 세대다. 서방의 이라크 지원을 목격한 이들은 이란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이후 이들은 정보·보안 기관을 장악하며 국가 억압 기구를 운영해왔다.
테네시대학의 정치학자 사이에드 골카르는 이들 정보·군사 엘리트가 40년 가까이 혁명수비대를 장악한 뒤 이제는 "국가를 운영하는 형제단"으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골카르는 "이들은 체제와 야권, 개혁파, 심지어 강경파 내부까지 감시·통제하며, 정보 장악력을 바탕으로 이란 정치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점차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으로 약 50명의 최고위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사망했음에도 이처럼 공통된 배경과 경력, 그리고 이념을 가진 집단이 있었기에 정부가 붕괴하거나 마비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핵심 인물들이 전쟁의 실용적인 종식을 모색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이 꼽은 이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다음과 같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4)
2020년부터 현재까지 국회의장으로, 과거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과 국가 경찰청장, 테헤란 시장을 지냈다. 199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대를 곤봉으로 진압했다고 자랑한 바 있다. 2004년 대선에 출마해 중산층을 겨냥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최근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서며 실용적 행보를 보여, 일부에서는 그가 전쟁 종결을 통한 권력 강화를 노린다고 의심한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아흐마드 바히디(67)
올해 3월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인물로, 과거 국방부 장관과 내무장관을 지냈다. 1988년 쿠드스군 초대 사령관으로 레바논 헤즈볼라 등 지역 무장세력을 조직했다. 쿠드스군에 테러리즘을 뿌리 깊게 심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지휘 아래 85명이 사망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유대인회관 폭탄 테러(1994), 미군 19명이 사망한 사우디 다흐란 미군 기지 폭탄 테러(1996) 등이 발생했다. 이란은 이 두 사건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69)
2021년부터 사법부 수장을 맡고 있으며, '교수형 판사'로 불릴 만큼 반체제 인사에 대한 대규모 처형을 주도했다. 2009년 대선 부정 논란으로 촉발된 녹색운동 시위 당시 정보 장관으로서 투옥과 고문, 처형 등을 통해 시위를 진압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 되었다. 올해 초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을 대거 처형한 것도 사법부가 한 일이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호세인 타에브(63)
시아파 성직자로 바시즈 민병대를 지휘한 뒤 국가 방첩 기관을 거쳐 2009~2022년 혁명수비대 정보조직을 이끌었다. 반체제 인사 탄압과 이중국적자 구금으로 악명이 높다. 2009년 시위 당시 폭력적 진압으로 비판을 받았으며, 2022년 이스라엘의 이란 핵 프로그램 파괴 사건 여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모하마드 알리 자파리(68)
2007~2019년 혁명수비대를 지휘하며 가장 긴 사령관 임기를 기록했다. '아지즈'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분산 지휘 체계인 '모자이크 전략'을 개발해 전쟁 중 지휘관들이 사망해도 전투를 지속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맞서는 지역 무장세력 창설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현재는 공식적인 직함은 없다.
<em class="article_content_endem">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72)
혁명수비대 부사령관과 내무부 차관을 거쳐 올해 3월 저명 보수 인사였던 알리 라리자니 후임으로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이 기구는 군·정·사법부를 아우르는 안보·외교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 기관으로, 졸가드르는 정부의 정치·군사·보안·사법 부문을 통합 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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