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저케이블 위협…전 세계 '디지털 재앙' 공포
빅테크에 인터넷 케이블 사용료 부과·불응시 트래픽 차단 논의
선박통제 성공에 자신감…해협의 장기적 전략자산화 의지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인터넷 테이블 통제를 새로운 대미 압박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전 세계 주요 기술기업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심해 인터넷 케이블 사용료를 부과하고, 요금을 내지 않을 경우 트래픽(데이터 흐름)을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군 대변인은 지난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인터넷 케이블에 사용료를 매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의회도 최근 유럽·아시아 및 아랍국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을 겨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매체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이란 법에 따라 해저 케이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케이블 유지·보수는 이란 기업들이 전담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행보는 미국과의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상 교통 봉쇄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고, 해협의 지리적 이점을 장기적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인터넷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연결망으로, 손상될 경우 인터넷 속도 저하는 물론 금융 시스템, 군사적 통신, 인공지능(AI)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기반 시설, 원격 근무,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등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란은 노골적으로 해저 케이블 '사보타주'(고의적 파괴)를 주장하지는 않으면서도 국영 언론 및 정부 관료, 국회의원 등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미국의 역내 동맹들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혀 왔다.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알 합투르 연구소의 무스타파 아흐메드는 IRGC의 잠수 요원, 소형 잠수함, 수중 드론이 해저 케이블을 공격한다면 여러 대륙에 걸쳐 연쇄적인 '디지털 재앙'이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자국 승인이나 통행료 납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선박을 차단하고 있다. 중동 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봉쇄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중동 전문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이란이 정권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해 누구도 다시는 감히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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