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어설픈 합의하면 어쩌나"…이스라엘 불안 가득
핵위협만 일부 제거하고 미사일·대리세력 문제 미해결 가능성
"차라리 결렬이 낫다"…이스라엘 독자적 군사행동 가능성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외교적 합의를 서두르자 이스라엘 정부가 극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스라엘 측 소식통을 인용, 협상에 지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나쁜 합의'(Bad Deal)에 서명할 가능성을 이스라엘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미국의 협상 목표 축소다.
당초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완전 차단은 물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와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대리 세력 지원 중단까지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협상은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만 집중되는 양상이며 미사일과 대리 세력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핵 위협만 일부 걷어내고 이란의 실질적인 공격 수단인 미사일과 중동 전역의 친이란 저항 세력을 그대로 두면 안보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CNN에 "차라리 합의가 결렬되고 이란에 대한 봉쇄와 타격이 계속되는 편이 낫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의 뚜렷한 시각 차이 때문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미국 내 유가 급등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조속한 외교적 해결을 원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위협을 뿌리 뽑지 못한 채 어설프게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스라엘은 독자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지하 핵시설인 포르도와 나탄즈 인근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의 완전한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핵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일몰 조항을 전면 배제해야 한다고 미국 측을 압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 미국 협상단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협상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무시한 채 이란과 합의를 강행한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암살이나 에너지 시설 타격 등 독자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스라엘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불리하게 끌고갈까 봐 진심으로 우려한다"며 "이스라엘은 가능한 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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