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내달 1일 'OPEC·OPEC+' 탈퇴…"원유 생산량 늘릴 것" (종합)

에너지부 장관 "UAE 주권적 결정…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에 부응"
"OPEC 석유시장 안정 기능에 타격…유가 변동성 심화" 우려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28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플러스(OPEC+)를 내달 1일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UAE 에너지부는 "국가적 이익과 시장의 시급한 요구를 충족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약속에 근거했다"며 내달 1일 OPEC과 OPEC+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아라비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을 포함한 단기적 변동성이 공급 역학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근본적인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UAE는 점진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UAE의 전략적·경제적 비전에 근거한 주권적 국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마즈루이 장관은 "소비자들이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며 "전략적 원유 비축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고갈되고 있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UAE가 오랜 기간 OPEC과 OPEC+의 회원국이었지만, 미래에는 세계가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UAE가 지금이 그러한 정책적 결정을 고려해야 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결정을 위해 누구와도 직접 협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생산량 확대를 원했던 UAE가 OPEC·OPEC+의 생산 제한 정책에 불만을 품었던 것이 이번 탈퇴 결정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UAE는 최근 몇 년 동안 석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더 큰 재량권을 요구해 왔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 소속 세르게이 바쿠렌코 연구원은 "UAE는 석유 생산량을 최대 30%까지 늘릴 계획을 세워왔으며, OPEC과 OPEC+의 제한 내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바쿠렌코는 이어 "지금은 발표하기에 가장 피해가 적은 시기일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된 후에는 각국이 소진된 비축유를 보충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유가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가 사우디와 중동 내 주도권을 두고 다투기 시작하면서 사우디가 이끄는 OPEC이 장애물로 여겨졌을 가능성도 있다. 양국은 예멘 내전과 이란에 대한 입장 차이로 2019년부터 불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에는 양국이 OPEC+ 회의에서 석유 감산 연장안을 두고 정면충돌하면서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진 바 있다.

원자재 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의 에너지·정제 부문 이사 아제이 파르마르는 "UAE는 상당 기간 OPEC의 일반적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분명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강력했던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동맹 관계가 전반적으로 이탈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분석가 호르헤 레온은 "UAE는 원유 생산량을 늘릴 동기와 능력을 모두 갖추게 될 것이며, 이는 시장의 중심 안정자로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갖는 역할이 지속 가능성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마즈루이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UAE의 탈퇴 결정으로 OPEC의 시장 통제 기능이 약화하면서 원유 가격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바쿠렌코는 "UAE가 없다면 OPEC은 훨씬 약해질 것이다. 다른 주요 생산국인 이란과 이라크는 실질적인 여유 생산 능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 역할은 주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담당해 왔다"고 지적했다.

레온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혼란을 고려할 때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시사점은 OPEC이 구조적으로 약화한다는 것"이라며 "공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OPEC의 능력이 감소하면서 석유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