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해 연안 '아프리카의 북한' 에리트리아와 관계정상화 추진
WSJ "호르무즈 막히자 몸값 오른 에리트레아…美, 제재 완화 논의"
"관계 정상화가 美 이익" 판단…"인권 상황 그대로인데" 의문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홍해 연안 국가이자 '아프리카의 북한'으로도 불리는 에리트레아와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전·현직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돈인 마사드 불로스 대통령 아프리카 문제 담당 선임 고문이 다른 외국 정부 관계자들에 미국이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 그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미국이 조만간 에리트레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집트가 미국과 에리트레아 정상 간의 대화를 중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불로스는 지난해 말에도 카이로에서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회담의 목적은 미국의 제재 완화를 논의하고, 양국 관계 재설정을 위한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간 중 오스만 살레 모하메드 에리트레아 외무장관과도 만났다.
이런 움직임은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데 따른 것이다.
광물 자원이 풍부하고 약 1127㎞의 홍해 해안선을 가진 에리트레아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상황에서 중요한 지리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에리트레아의 인권 상황이 열악하더라도 대화를 위해 제재 해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홍해 지역에서 미국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에리트레아 국민 및 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재 완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집트 외무부, 미국 주재 에리트레아 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에리트레아가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지난 1993년 집권한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 세력과 종교 단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청년들을 군에 강제 징집하는 등 독재 정치를 해 왔다. 프리덤하우스는 에리트레아와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나라로 나란히 꼽고 있으며, 미 의회는 에리트레아를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부른다.
제재 해제 움직임에 대해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프리카 문제를 담당했던 캐머런 허드슨은 "보통 우리가 제재를 해제할 때는 해당 국가가 그럴 만한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에리트레아의 인권 상황은 변하지 않았는데 먼저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의문을 던졌다.
미국과 에리트레아의 관계 정상화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대립 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관리들은 에리트레아 해안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를 비공식적으로 제기해 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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