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이란 항구 전면 봉쇄…국제 유가 100달러 육박(종합)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명령…걸프 긴장 고조·유조선 운항 급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한 가운데 유조선이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3.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해군이 이란 항구를 전면 봉쇄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는 등 에너지 시장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주말 동안 진행된 평화 협상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이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의 출입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 조치가 단행됐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봉쇄가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이란의 모든 항구와 연안 해역에 적용되며, 국적과 관계없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대상으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이외 국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통행은 방해하지 않을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에 대해서는 공해상에서도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2% 이상 상승해 배럴당 99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도 4% 넘게 올라 99달러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이번 봉쇄 조치와 이란의 통항 제한이 겹치며 공급 차질 우려가 크게 확대됐다.

실제 유조선 운항은 급감했다.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해협을 최근에는 극소수 선박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군은 미국의 봉쇄에 대응해 걸프 지역 다른 국가들의 항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 측은 휴전 기간에도 해협 통행은 자국 승인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호르무즈 통제권이 여전히 자신들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봉쇄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협상을 이끌었던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제한적 공습 재개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향후 유조선 통행 회복 속도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2주 내 선박 운항이 전쟁 이전의 70~75% 수준까지 회복될 경우 공급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