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동서 송유관 타격…원유 수송량 하루 70만배럴 차질

호르무즈 막히고 유일 수출로까지 흔들…휴전에도 공급 불안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발생한 폭발 장면이다. 이날 사우디 국방부는 리야드를 향해 발사된 탄도 미사일 8발을 사우디 방공망이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2026.03.18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과 수출 인프라가 잇따른 공격으로 타격을 입으며 원유 생산능력과 수송량이 하루 130만배럴 감소했다.

9일(현지시간) 사우디 에너지부에 따르면 최근 공격으로 원유 생산 능력이 하루 약 60만 배럴 감소했으며, 동서 파이프라인(East-West Pipeline)의 수송량도 약 7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 주체는 공식적으로 특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수주간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은 유전과 정유시설, 가스 및 석유화학 설비, 전력 시설 등 주요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 리야드와 동부 지역, 얀부 산업단지 등 핵심 거점이 포함됐다.

동서 파이프라인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핵심 경로로, 현재와 같이 해협 통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사실상 사우디의 유일한 수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해당 파이프라인의 일부 펌프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수송 능력이 저하됐다.

주요 유전도 타격을 입었다. 마니파 유전에서 약 30만 배럴, 앞서 공격을 받은 쿠라이스 유전에서도 약 30만 배럴의 생산 능력이 줄어들며 전체 감소 규모가 60만 배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정유 부문 피해도 상당하다. 주바일의 사토르프(SATORP) 정유시설과 라스타누라, 얀부, 리야드 정유소 등이 공격을 받아 정제유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및 천연가스액(NGL) 수출 시설 역시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하루 약 1200만 배럴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원유 공급국이지만, 이번 공격으로 일부 생산 여력이 훼손되면서 시장 완충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산과 수송 시스템에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부족과 가격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우회 수출 경로까지 흔들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는 "사우디 원유 상당량이 이미 호르무즈 대신 동서 파이프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송량 감소는 시장 긴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고 이란 역시 해협 통제를 유지하면서 휴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공격이 지속될 경우 공급 감소와 회복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에너지 수입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유가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번 차질로 운영 재고와 비상 비축분이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로, 단기적인 공급 충격을 완충할 여력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