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테러범' 사형법 통과…국제사회 우려
극우 장관 주도, 네타냐후 연정 강행…팔레스타인 "보복" 경고
인권단체 "차별적 아파르트헤이트" 강력 비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인을 살해한 팔레스타인인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최종 가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찬성 62표, 반대 48표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군사 법원은 테러 공격으로 이스라엘 시민을 살해한 팔레스타인인에게 거의 의무적으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
판결은 판사 과반의 동의만으로 가능하며 사면이나 감형도 금지된다.
이스라엘은 1962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교수형 이후 6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통과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상대인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이 강하게 추진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표결 직후 "테러를 선택하는 자는 죽음도 선택하는 것"이라며 "살해당한 이들을 위한 정의의 날이자 적에게는 억지력의 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이 법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 법이 유대인 정착민 등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는 데는 적용되지 않고, 오직 팔레스타인인만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와 전직 군 고위 장성, 전직 대법관 등 저명인사 1200여 명은 이 법이 "이스라엘에 도덕적 오점을 남길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인권 단체인 이스라엘시민권리협회(ACRI)는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제도화된 차별이자 인종차별적 폭력"이라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은 더 날카롭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생명권을 침해하고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차별이며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외무장관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사실상의 차별적 성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스라엘의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법안을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도구"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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