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교전 가동…파키스탄서 호르무즈 해법 집중 논의

사우디·튀르키예·이집트 집결…관리 컨소시엄·통행료 모델 거론

파키스탄 외교부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이슬라마바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의를 앞두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오른쪽),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왼쪽 두 번째),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3.29ⓒ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동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역내 주요국들이 파키스탄에 집결해 외교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군사적 긴장도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 외무장관들이 모여 중동 정세와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었다. 전쟁 이후 이란이 해협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글로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참석국들은 해상 물류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수에즈운하처럼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과 해협 운영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모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터키, 이집트, 사우디가 참여하는 관리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됐다. 이 컨소시엄이 해협을 관리하고 선박 통행을 보장하는 구조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 같은 구상이 이미 미국과 이란 양측에 전달됐으며,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회의에서 파키스탄은 핵심 중재자로 부상했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시에 미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측을 연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된다.

파키스탄 측은 "모든 당사국이 파키스탄의 역할에 신뢰를 표명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역시 이번 외교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이 파키스탄 국적 선박 20척의 호르무즈 통과를 추가로 허용한 사실도 공개되면서, 제한적이나마 긴장 완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이란이 전쟁 배상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 폐기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 입장 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또 외교적 움직임과 별개로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이란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전투는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