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출은 안 건드리는 美…국제유가 상승 우려 '묵인'

전쟁 후 하루 약 100만배럴 수출…세계 해상에 1.7억배럴 보관도
美재무 "이란·인도·중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용인"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자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루오지아산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대응하면서 걸프만 국가들의 원유 및 가스 수출이 타격을 받았지만 정작 이란의 원유 수출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에너지 데이터 업체인 케이플러는 지난달 28일 개전 후 이란이 약 1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조선 추적 업체인 탱커트래커스는 지난주 중반 기준 1370만 배럴을 수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인 169만 배럴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한 이란은 전쟁 전부터 대규모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전 세계 해상에 보유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계없이 원유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기업 보르텍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이란이 해상에 보관 중인 원유는 약 1억 7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이 원유 수출을 통해 자금 확보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미국이 국제유가 상승을 우려해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전 후 이란의 미사일과 해군 전력을 공습하면서도 정유시설, 송유관, 저장시설 등 원유 기반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란의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 공격 사실을 밝히면서도 군사적 목표를 제외한 원유 기반 시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탱커트래커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이란의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의 55개 저장 탱크는 모두 온전한 상태이며, 이란 유조선 2척은 총 270만 배럴을 선적 중이었다. 제재 회피를 위해 선박 자동 식별 장치(트랜스폰더)를 끄거나 허위 신호를 보내는 선박까지 더할 경우 더 많은 원유가 수출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재 이란뿐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일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선박 통행이 크게 감소했으나 중국, 인도, 파키스탄의 유조선은 해협을 통과해 원유 운송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 원유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열어뒀다.

왈츠는 전날(1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르그섬의 원유 시설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며 "그가 그들(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무너뜨리고자 한다면 그러한 선택권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