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놀이터' 두바이의 몰락…이란발 포성에 대탈출
이란, 걸프국가 중 UAE 집중 공격…軍기지·공항·호텔 등 타격
관광·금융 명성에 타깃 부상…"10~20일 더 지속시 심각한 타격"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세계 최고층 빌딩과 초호화 호텔 등으로 '억만장자들의 놀이터', '중동의 보석', '사막 위의 기적'으로 칭송받던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그 명성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
많은 걸프 국가들이 경제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지만 두바이는 매년 관광 산업으로만 약 30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둘 정도로 관광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두바이는 소득세, 양도세, 상속세 등이 없어 전 세계 부자들이 몰렸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반격으로 주변 걸프 국가들을 공격했고, 그중에서도 UAE에 공격이 집중되면서 두바이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걸프 국가에 대한 이란의 공격 중 3분의 2는 UAE를 향했다. UAE가 서방 국가들과의 긴밀한 군사 및 정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데다 두바이는 세계 금융 및 서방 관광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UAE는 이란이 발사한 약 1700기의 미사일·드론 중 90% 이상을 요격했지만, 군사 기지와 공항 등 주요 시설을 타격을 받았고, 두바이의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의 페어몬트 더 팜 호텔도 피해를 입었다. 또한 데이터 센터도 공격을 받아 두바이 주민들의 휴대전화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에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11일(현지시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두바이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두바이에서 16년째 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는 영국인 존 트러딩거는 "확실히 빛이 바랬다"며 영국 출신 교사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전쟁 이후 대부분이 큰 충격을 받아 떠났으며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면서 두바이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만 남고 있다. 두바이에는 약 200만 명의 인도인, 70만 명의 네팔인, 40만 명의 파키스탄인 등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자유롭게 귀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쟁 발발 후 UAE에서 사망한 네 명 중 세 명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였다. 또한 이날 두바이 공항 인근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인해 가나인 두 명, 인도인 한 명, 방글라데시인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외국인들이 탈출하면서 유기하거나 파양한 반려동물들이 두바이의 거리와 보호소 등을 가득 채우고 있다.
두바이 당국은 "큰 폭발음은 방공망이 안전을 지키는 소리"라며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있으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두바이 경찰은 공식 발표와 상충되거나 사회적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를 체포하고 가둘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UAE 자이드대학교의 칼레드 알메자이니 교수는 "이미 두바이는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UAE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전쟁이 앞으로 10일이나 20일 더 이어진다면 관광, 항공, 외국 기업, 석유 산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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