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봉쇄' 기뢰 꺼내드는 이란…호르무즈 해협 긴장 최고조
CNN "3㎞ 불과한 좁은 항로…기뢰 몇 개로도 대형 선박 치명적 피해"
미군 기뢰제거 능력 약화…자폭 보트 등 다양한 공격 수단도 위협적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 기뢰를 설치하며 비대칭 해상 봉쇄 전략을 강화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를 겨냥한 조치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수십 개 규모의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미·이스라엘 공습에 맞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해군 전력을 보완하기 위한 비대칭 전술로 해석된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약 5000~6000개의 해상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뢰에는 선박에 직접 부착하는 림펫 기뢰, 수면 아래에 떠 있다가 선박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계류 기뢰, 해저에 설치돼 선박 접근을 감지해 폭발하는 바닥 기뢰 등이 포함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소수의 기뢰만으로도 해상 운항을 사실상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기뢰 몇 개만 있어도 선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기뢰 제거 능력이 과거보다 약화됐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미 해군은 지난해 걸프 지역에서 운용하던 기뢰제거 전용 소해함을 퇴역시키면서 현재는 연안전투함(LCS) 등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기뢰뿐 아니라 자폭 보트와 해안 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다층적인 해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리적 특성 역시 군사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협의 선박 항로는 좁은 곳의 폭이 약 2해리(약 3.7㎞)에 불과하며 선박들은 이란 해안과 섬 인근에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산악 지형과 섬들은 이란 군이 공격을 준비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란은 빠른 공격정과 무인 수상정, 소형 잠수함, 기뢰, 드론 등 다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드론 생산 능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단기간 유조선을 호위하는 작전은 가능하지만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국 해군 출신의 톰 샤프 전 사령관은 하루 3~4척의 선박을 호위하려면 최소 7~8척의 구축함과 공중 엄호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이나 기뢰 위협이 제거되더라도 자살 공격과 같은 비대칭 전술 위험은 여전히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일부 해운사들은 항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며 홍해에서는 후티 반군의 공격 이후 많은 선박이 아프리카 남단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한 송유관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충분한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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