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특사 휴전 제안 2차례 '퇴짜'…"공격 반복되면 무의미"
외무장관 "트럼프 전쟁 승리 일방 선언해도 분쟁 안 끝나"
고위급 핵 협상, 美·이스라엘 공습에 중단…"합의는 없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에 휴전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사를 두 차례에 걸쳐 타전했으나 이란이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11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휴전이 성립되거나 전쟁이 중단되려면 이란에 대한 공격적 행동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몇 달 뒤 또 다른 공격이 발생할 경우 그런 휴전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드는 경제적·정치적·군사적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 △다시 전쟁을 일으킬 가치가 없다는 점 등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는다면 전쟁이 끝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트럼프가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더라도 그것이 분쟁을 끝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공격을 이어나가거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 조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외무부는 중재 의사를 밝힌 국가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6월 '12일 전쟁'과 마찬가지로 전쟁이 중단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니면 미국의 경제 제재 일부를 조건부로 해제하는 내용을 포함한 협정으로 마무리돼야 하는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란 정권 내부에서는 전반적으로 현 단계에서 어떤 합의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오만 중재로 진행되던 고위급 핵 협상이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단된 뒤로 합의의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절대로 휴전을 추구하지 않는다. 적에게 알게 하라. 그들이 무엇을 하든 반드시 비례적이고 즉각적인 보복이 있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싸울 것이며 타협도 예외도 없다"고 적었다.
지난 10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도 테헤란에 대한 강도 높은 야간 공습을 전개한 뒤로는 국민들의 여론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알렉스 바탄카는 "24시간 사이에 이란 대중 여론이 정권에 대한 전쟁에서 이란 자체에 대한 전쟁으로 인식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 전반은 이 전쟁을 계속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정권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에밀 호카임은 "정권은 여전히 굳건하지만 막대한 자원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자신들의 위협 때문에 사실상 봉쇄돼 수출 능력을 잃었고, 주변 지역 국가들도 교역을 원하지 않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자산 동결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짚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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