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상최대' 4억배럴 방출 결정…기름값 잡기 총력전(종합2보)

미-이란 전쟁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G7과 공동 대응
한국 2246만·일본 8000만 배럴 동참…전문가 "임시방편"

3D 프린팅된 석유통과 이란 지도. 2026.3.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EA는 11일(현지시간) 32개 회원국이 전략비축유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주요 7개국(G7)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결정됐다.

이번에 방출된 4억 배럴은 IEA 역사상 전례가 없는 규모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두 차례에 걸쳐 방출됐던 1억827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우리가 직면한 석유 시장의 도전은 전례가 없는 규모"라며 "회원국들이 유례없는 규모의 공동 비상조치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비축유는 각국 상황에 맞춰 수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방출된다.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 앞의 송유관은 3D프린트로 만든 것이다.2025.06.22. ⓒ 로이터=뉴스1

IEA의 공식 발표에 따라 각 회원국도 구체적인 방출 계획을 내놨다.

한국 산업통상부는 2246만 배럴을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민관 비축유에서 약 8000만 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영국은 1350만 배럴, 프랑스는 1450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방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 또한 "이번 방출은 시장 혼란의 즉각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면서도 "석유와 가스의 안정적 흐름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운송 재개"라고 강조했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장관 또한 "에너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수송의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이 임시방편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20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반면, 비축유는 기반 시설의 한계로 하루 300만~500만 배럴씩만 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쿼트 은행의 수석 분석가는 AFP에 "4억 배럴은 IEA 회원국들의 하루 소비량에 비하면 미미한 양"이라며 "일시적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G7 정상들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 화상 회의를 실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정상들이 걸프 지역의 위기 해결과 시장 안정, 에너지 공급 보호를 위해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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