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공격에 끓는 UAE, 자국 내 이란 자산 동결 검토"

WSJ 보도…IRGC 연계 계좌 먼저 동결 가능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자예드 항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03.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자산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UAE 관계자들은 자국에 보관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을 이란에 비공식적으로 경고했다. 다만 동결 조치 시점은 불확실하다.

UAE는 자국 내 위장 기업의 자산 동결과 은행 시스템 밖에서 자금 이동에 사용되는 현지 환전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등 이란의 불법 금융 활동을 뿌리뽑기 위한 여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WSJ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 경제에 가장 중요한 생명선 중 하나를 끊을 수 있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UAE가 금융 조치 외에도 이란 선박을 나포하는 등 직접적인 해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서방 제재를 우회해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그림자 선단과 중개 네트워크를 약화시킬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 보르스 앤 바자르의 설립자인 에스판디아르 바트망헬리지드는 "UAE는 이란이 글로벌 경제와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기에 UAE가 이란의 금융 활동을 제한하는 조치는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UAE는 수년 동안 이란이 서방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금융 허브 역할을 했다. 이란은 해외에 원유를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무기 프로그램과 역내 대리 세력을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은행들의 환거래 계좌(correspondent accounts)를 거쳐 간 90억 달러가 이란의 비밀 금융 활동과 연계되어 있었다. 그중 62%는 UAE가 수령했고, 상당 부분은 두바이에 거점을 둔 이란 연계 기업들의 원유 판매와 관련된 자금으로 파악됐다.

UAE가 이란 자산 동결을 검토하는 이유는 최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UAE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을 무차별적으로 공습하면서 그동안 UAE가 그동안 쌓아온 중동 내 '안전한 피난처'라는 명성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다만 UAE가 이란 자금 전체를 동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이란이 추가 보복에 나설 경우 그동안 자금 출처를 따지지 않고 전 세계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국제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려는 UAE의 노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UAE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에 나섰을 때 러시아의 자금을 받아들였는데 이란의 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와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금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도와주면서 얻는 높은 수익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UAE가 이란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모든 계좌를 동결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안보학 교수인 안드레아스 크리그는 UAE가 이러한 사업을 모두 잃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선별적 접근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계좌가 먼저 동결될 것이라며 "이는 UAE가 이란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군사적 압박 수단"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