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이 전쟁터 됐다"…글로벌 브랜드, UAE·사우디 속속 철수

중동 역내 매장 잇단 폐쇄…재택근무 돌리고 출장도 중단
"여행 소매 시장, 한 달만 멈춰도 수억 달러 매출 타격 우려"

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도착 구역이 텅 비어 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주요 '쇼핑 허브'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속속 철수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중동 전역에서 베르사체·지미추·세포라 등 다양한 브랜드 매장 900곳을 운영하는 럭셔리 브랜드 유통업체 샬후브 그룹은 바레인 매장을 폐쇄했다. UAE와 사우디, 요르단 등 다른 국가의 매장은 운영 중이나 직원 출근은 자율에 맡기도록 했다.

아마존은 UAE 아부다비 물류센터 운영과 역내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사우디와 요르단 직원들에게 실내에 머물도록 지시했다.

구찌를 소유한 케링 그룹은 UAE,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매장을 일시 폐쇄했으며 중동 지역 출장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애플 두바이 매장은 오는 5일 오전까지 폐쇄되며, 스웨덴 패스트패션 업체 H&M은 바레인과 이스라엘 매장을 폐쇄했다.

영국의 생활용품 업체 레킷도 중동 내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고 바레인 제조 공장을 일시 폐쇄했으며, 역내 모든 출장을 중단했다.

RBC 애널리스트 피랄 다다니아에 따르면 중동 시장은 전 세계 명품 소비의 5~10%를 차지해 비중이 그다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컨설팅업체 베인은 지난해 다른 시장에서 고가 가방 판매가 정체되는 가운데 중동 시장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주목한 명품 브랜드들은 중동 전역에 신규 매장과 행사를 열어 '큰 손' 끌어들이기에 열을 올렸다.

까르띠에는 이란 공습 불과 며칠 전 두바이 케투라 파크에서 하이 주얼리 전시회를 열었다. LVMH그룹의 루이뷔통은 지난달 줍메이라 마르사 알 아랍 호텔에서 전시회를 열었으며, 세포라는 사우디 최초의 뷰티 브랜드를 출시했다.

소매 업체들도 중동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진출을 꾀해 왔다. 저가 패션 소매업체 프라이마크는 지난 1월에 이어 3~5월 두바이에 신규 매장 3곳을 열고 연말까지 바레인과 카타르에 추가 매장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항 폐쇄로 역내 관광객 유입이 중단된 데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사일 공습 등 우려가 여행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컨설팅업체 키어니의 선임 파트너 빅터 디종은 "여행 소매 시장의 규모를 50억~60억 달러(약 7조 3000억~8조 8000억 원)로 가정할 때, 한 달간 (관광 기반 소매 시장이) 폐쇄된다고 한다면 수억 달러 매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동 소비자들이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밀라노 등으로 여행하지 못한다면 유럽 내 명품 판매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