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역 공포 확산…테헤란 탈출 행렬, 주유소·은행 앞 긴 줄"

로이터·WSJ 보도…미·이스라엘 공습에 "아이들이 떨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공습을 단행한 2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연료를 넣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6.2.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발음과 연기가 수도를 뒤덮으면서 주유소와 주요 도로에 긴 줄과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헤란과 북서부 국경인접 지역인 타브리즈, 중부 핵시설과 인접한 이스파한 등지에서 폭발이 보고됐다. 시민들은 외화를 사들이고 현금을 인출하려 몰렸고 일부는 자녀를 학교에서 급히 데려왔으며, 많은 가구들이 도시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가능하다면 다른 도시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학교와 대학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휴교한다. 수도에서 빠져나가는 주요 도로인 고속도로들이 교통 체증으로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영 방송사 IRIB는 교통량이 많아 테헤란 북부와 남부 일부 도로가 일방통행로로 전환되었으며, 다른 도로들은 완전히 통제되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와 통화한 북부 타브리즈의 32세 여성은 "두렵고 공포에 떨고 있다. 아이들이 몸을 떨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WSJ도 테헤란 시민들이 대거 도시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카스피해에 별장을 둔 한 은퇴한 석유기업 임원은 "사람들이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며 두 대의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워 이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발음을 듣기 전 미사일이 날아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부 야즈드의 한 주민은 이번 공격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유지된 성직자 체제를 무너뜨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북부 라슈트의 한 여성은 "정권에는 반대하지만 외국의 공격은 원하지 않는다. 이란이 이라크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WSJ는 일부 주민들이 외교적 해결을 기대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공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화계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테헤란에 남을지 피신할지 고민 중이라며, 지난해 12일간 이어진 전쟁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이번 공습은 제네바에서 열린 미·이란 핵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직후 이뤄졌다. 미 국방부는 작전명을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로 밝혔다. 공습이 장기화하거나 보복이 이어질 경우 이란 내부 불안은 물론 중동 전역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