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이스라엘이 중동 다 가져도 돼" 대사 발언 수습 '진땀'
허커비 주이스라엘 대사 인터뷰 언급에 사우디·요르단 등 일제히 반발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이 중동 땅을 다 가져도 괜찮다"는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의 발언에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습에 나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며칠간 아랍 국가 당국자들에게 연락해 이들의 우려를 달랬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크리스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차관보 등 미 정부 주요 인사들은 중동 국가들에 허커비의 주장이 개인적인 견해를 반영한 것이며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허커비 대사의 발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미국의 우파 논객 터커 칼슨과 가진 인터뷰에서 등장했다.
인터뷰에서 칼슨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나일강부터 시리아와 이라크의 유프라테스강 사이 땅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는 성경 구절의 해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허커비 대사는 "그들이 그 땅 전체를 차지해도 괜찮을 것"(It would be fine if they took it all)이라고 답했다.
이어 허커비 대사는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은 현재 점령하고 있는 땅을 갖고" 자국민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뷰 뒷부분에서 허커비 대사는 자신의 발언이 "다소 과장된 발언이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허커비 대사의 발언은 아랍 국가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다음날(21일) 사우디아라비아는 그의 발언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으며, 요르단은 "이 지역 국가들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쿠웨이트도 "국제법 원칙의 노골적 위반"이라고 규탄했으며, 오만은 이 발언이 지역 내 "평화 전망과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허커비 대사는 미국 남부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아칸소 주지사를 지냈다. 지난해 7월에는 이스라엘에 미국의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198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30년간 복역한 뒤 이스라엘로 귀화한 조너선 폴라드와 만나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이스라엘 문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소식통은 "그는 우리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으며 친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최선의 버전을 대변하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허커비 대사는 논란이 된 발언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칼슨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여러 차례 올리며 언론이 "전체 맥락"을 제공하지 않은 채 그의 발언을 보도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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