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와 다르다"…美공습시 이란이 꺼내들 치명적 반격들

미사일·드론 대규모 공격으로 중동 내 미군기지 타격 가능
역내 대리세력도 보복 가담 가능성…호르무즈해협 봉쇄 위력적

지난해 9월 27일 이란 테헤란의 바레스탄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 앞에 전시된 '케이버 셰칸 탄도 미사일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5.09.27.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란은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맞설 수 없지만,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하는 경우 중동과 세계 경제를 뒤흔들며 피해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이란 정부의 시위대 유혈 탄압을 문제 삼으며 군사 행동을 시사했고, 이란이 약해진 틈을 타 중동에 병력을 증강하며 핵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대신 "어떤 침략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최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상당히 약화한 데다 국내 불안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이란 정권은 여전히 많은 반격의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탄도미사일 2000기 과거 수준 회복…"중동 미군 3~4만 영향권"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중인 골란고원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2025.06.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먼저 군사적 충돌이 발발할 경우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에 배치된 3만~4만 명의 미군 병력이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 공습에 노출된다. 미국은 패트리어트 등 대공방어 무기를 속속 배치하고 있지만, 이란의 공습을 완전히 막아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 당시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 장거리 무기를 대규모로 동시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세계 최고의 방공망'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스라엘은 이란의 '벌떼 공격'을 방어하던 중 요격 미사일 재고가 바닥나 미군의 방공 지원을 받아야 했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당시 이란의 탄도미사일 550발 중 36발이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졌고, 이스라엘은 이로 인해 총 28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

이란은 전쟁 이후 무기 보유고를 회복해 현재 중거리 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쌓아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쓰였던 샤헤드 등 이란제 공격 드론도 위협적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해당 지역의 8~9개 시설에 3만~4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며 "모두 이란제 공격 드론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천 대의 사정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

역내 대리세력 잇딴 지지 메시지…중동 전역 혼란 초래할 수도
지난해 7월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그리스 선사 소유 화물선을 공격해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후티 미디어센터가 공개한 영상에서, 그리스 선사 소유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매직 시즈'로 추정되는 선박에서 연기와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 2025.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이란 정권의 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지지하는 대리 세력 '저항의 축'도 중동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레바논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이들 세력은 크게 약화한 상태다. 그러나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등 일부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고, 이들은 여차하면 이란의 편에 서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지난 25일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아부 후세인 알하미다위 사령관은 "전 세계의 이란 충성파들이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기 위해 전면전을 준비할 것"을 촉구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주말 불길에 휩싸인 선박 영상과 함께 "곧"(Soon)이라는 간단한 문구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대리 세력들이 이란과 합세해 보복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 친미 걸프 국가들에도 불안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큰 피해를 준 바 있다.

'석유 수송량 25%'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세계경제 타격
ⓒ News1 DB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동을 넘어 세계 경제에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반격 카드로 거론된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 약 20~25%, 액화천연가스(LNG) 약 20%가 매년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란이 해상 기뢰, 드론, 어뢰정 등을 통해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역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해협에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다음 달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조지메이슨대 선임연구원 우무드 쇼크리는 해협의 장기 폐쇄가 "위험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분적인 중단만으로도 급격한 가격 급등을 유발하고 공급망을 교란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는 현실적인 위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