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이스라엘 前총리 "네타냐후, 반역행위 은폐…사임해야"

총리보좌관들, 금품 수수하고 친카타르 여론 조성 의혹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2022.06.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가장 중대한 반역 행위를 저질렀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참모진은 카타르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대가로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이른바 '카타르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상태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트 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네타냐후 총리실은 전쟁 중 이스라엘 국가와 이스라엘군(IDF) 병사들을 배신했으며, 탐욕에 눈이 멀어 카타르를 위해 행동했다"며 "네타냐후 본인도 이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대한 반역 행위"가 "이스라엘 안보의 성소인 총리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네타냐후가 총리실이 전쟁 중 적국을 위해 돈을 받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두 경우 모두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1일 이스라엘 i24 뉴스는 네타냐후 총리 보좌관 두 명 사이에 오간 대화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대화에서 이들은 친(親)네타냐후 성향 매체의 기자와 협력해 기사 논조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활동은 지난해 4월 시작됐으며 이들은 가자전쟁에서 중재 역할을 맡은 카타르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부각하려고 했다. 일부 보좌진은 전쟁 중 기밀 자료를 카타르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3월 이스라엘 사법 당국은 보좌관 두 명을 체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 "카타르는 이스라엘의 적이 아니다"라며 측근들을 두둔하고 의혹 제기를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그 또한 카타르에서 6500만 달러(약 956억 원)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 취임해 이듬해 6월까지 약 1년간 재임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베네트 전 총리는 올해 4월 정계에 복귀했다. 그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물리칠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gwkim@news1.kr